매일신문

기고-호국정신 계승으로 한반도 시대 열자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역사를 돌이켜 보면 지난 19세기 말 우리는 국제정세의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지 못한 결과 국권을 상실당했고 열강의 틈바구니에서 눈물의 세월을 보내야만 했다. 그후 광복은 되었지만 6.25전쟁으로 다시 국토가 분단되는 아픔을 겪어야만 했다.

흔히들 말하기를 우리나라는 지정학적으로 '대륙과 대양을 잇는 징검다리'와 같다고 한다. 유사이래 수많은 외침을 받은 사례는 사서에 기록된 바와 같다. 철따라 씨뿌리고 추수하여 오랑캐와 왜구의 노략질을 피해 삭풍의 겨울이 오기 전에 거둬들이기 위해 서둘러야 했으므로 '먹을 때', '놀 때', '오갈 때'를 막론하고 국민성이 '빨리 빨리' 증후군에 걸려 있다고 한다.

각설하고 국권상실과 광복, 6.25전쟁에 이르는 근세 100년 질곡의 세월을 견디며 애국선열들은 나라를 위해 기꺼이 일신을 불태웠다.

즉 일제가 이 나라를 강압하자 해외로 탈출하여 무장봉기를 하거나 혹은 남부여대하여 간도로 넘어가 독립군을 도운 사람들. 6.25전쟁 때는 바람 앞에 흔들이는 등불과 같은 나라의 위기를 보며 홍안의 소년들은 너도나도 책가방을 던지고 학도병으로 입대했고 청년들은 앞 다투어 지원병으로 현지 입대를 하기도 했다.

금년은 분단 57년이요 6.25발발 52주년이 되는 해이다.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전쟁의 상흔으로 고통받으며 병상에서 신음하는 전상군경이 많다. 그런가 하면 사랑하는 남편을 잃거나 자식을 먼저 보내고 외롭게 살아가는 유가족들 가슴에는 아직도 전쟁의 포연이 가득하다. 그동안 갖가지 정책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고귀한 희생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은 선진국에 비해 아직 턱없이 낮은 편이다. 국민들의 호국.보훈의식의 무관심 또한 안타깝기만 하다.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나라사랑과 함께 조국의 소중함을 새롭게 깨달아 가자. 국가유공자와 참전용사들의 나라사랑 정신을 되살리고 이를 계승.발전시킴으로써 이 땅에 평화와 도약의 한반도시대를 열어가는 정신적 토대를 차제에 만들어야 할 것이다.

황주선(경주보훈지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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