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의원 선거 유세에 일반 유권자의 참가가 비교적 활발한 반면 기초단체장과 광역의원 선거의 합동유세장은 일반 유권자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기초의원 선거는 자신의 마을 살림살이를 챙기는 이웃 일꾼을 뽑는 만큼 유권자들이 관심을 갖지만 정당 공천인 기초단체장과 광역의원 선거는 현 정치권에 대한 유권자들의 냉담한 반응과 월드컵에 밀려 관심권에서 멀어져 있기 때문이다.
경북도의원 제3선거구 합동유세가 열린 1일 오후 2시 포항종합운동장 광장. 따가운 햇살에도 불구, 유세장을 찾았던 500여명중 절반쯤은 모후보의 유세가 끝나자마자 운동장을 빠져 나갔다.
이날 오후3시30분 같은 장소. 4년전의 5천여명과 비교, 절반에도 못미치는 2천여명이 포항시장 후보 합동연설회를 듣기 위해 찾았으며 정장식 한나라당 후보 유세가 끝난뒤 남은 인파는 500여명에도 못 미쳤다.
남은 500여명도 정 후보의 연설이 있을 때는 나무그늘 아래 있다가 무소속 박기환 후보 연설이 시작 되고서야 연단 아래로 모여 들었다.
송도동에서 유세장에 온 김모(49·여)씨는 "친구가 이날 점심 한그릇을 사주고 같이 유세장에 가자고 해 동반했다"고 말했다. 모 도의원 후보진영 선거운동원 박모(42·여)씨는 "하루 5만원을 받고 일한다"면서 "1일 합동유세가 있다는 연락을 받고 친구와 가족 10여명을 동원했다"고 털어놨다.
모 후보 측 관계자는 "일반 유권자들이 정치권에 대해 식상, 분위기가 냉랭하고 월드컵에 밀려 청중을 동원하지 않고서는 열기를 띄울수 없다"고 말했다.
경주도 사정은 마찬가지. 동천초교 운동장에서 2일 오후 3시30분 2천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시장후보 5명의 합동유세가 열렸으나 대부분 동원된 청중이었다.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의 연설이 끝나면 곧바로 자리를 떠났고 이때문에 한나라당 백상승 후보가 맨 마지막으로 연단에 오를 때까지 남은 청중은 모두 백상승 후보표라는 웃지못할 얘기까지 나왔다.
구미도 2일 오후3시 구미시 현일고교에서 열린 구미시장 후보 합동연설회장에는 1천500여명이 모였으나 이중 80~90%가 후보자들이 동원했고 나머지가 일반주민들이란 것이 선거관계자들의 분석이었다.
특히 이날 한나라당 김관용 후보의 연설이 끝나자 마자 당원들과 당에서 동원한 것으로 보이는 400여명의 청중들이 한꺼번에 유세장을 빠져 나가 상대 후보와 당원들로부터 비난을 샀다.
길거리 유세도 비슷해 경북 도내 대부분 출마자들은 거리 유세에 청중이 모이지 않자 일당 3만∼7만원까지 주고 동원한 선거운동원들을 상대로 연설을 하고 박수를 받는 해프닝을 연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시·군의원을 뽑는 기초의원 선거유세 현장에는 많게는 수백명의 자발적 청중들이 모여 정견발표에 귀를 기울이는 등 뜨거운 경쟁을 드러냈다.
포항·최윤채기자 cychoi@imaeil.com
구미·김성우기자 swk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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