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문가 진단-중원 장악 미드필더 '일등공신'

축구인의 한사람으로 한국축구가 이렇게 발전한 데 대해 감개무량함을 느낀다.한국은 전반 초반을 제외하고 줄곧 경기를 주도하며 일방적으로 밀어부치는 인상깊은 플레이를 했다.

황선홍과 유상철이 두골을 뽑아낸 덕분에 승리했지만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골을 지키는데 급급하지 않고 지속적인 공격으로 리듬을 유지한 점은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

또 거스 히딩크 감독은 명감독답게 적절한 선수 기용과 교체로 공격력을 극대화했다. 이날 한국은 출발이 좋지 않았지만 전반 7분 홍명보의 중거리 슛으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이후 한국은 미드필더 이을용과 송종국의 좌우 측면돌파가 살아났고 가운데 선 유상철의 위협적인 중거리슛으로 공격의 물꼬를 텄다.

이을용은 침착한 센터링으로 황선홍에게 볼을 연결, 첫 골을 어시스트했고 유상철은 상대의 실책으로 가로챈 볼을 페널티에어리어 외곽에서 중거리 슛으로 두번째 골로 연결했다.

선발 출장한 스리톱(왼쪽부터 설기현-황선홍-박지성)도 잘 했지만 이날 승리의 일등공신은 중원을 장악한 미드필더들이다. 좌우의 이을용과 송종국, 가운데 유상철(공격형)과 김남일(수비형)은 상대와의 압박싸움에서 완승을 거뒀다.

강한 체력과 스피드로 무장한 미드필더들은 거친 압박으로 상대 공격을 사전 차단했다. 이 때문에 폴란드는 전반 실점 후 공격 루트를 잃고 롱킥에 의존하는 단조로운 모습을 보였다.

반면 한국은 당혹한 기색이 역력한 상대 미드필드진과 수비수들을 앞에 두고 다양한 공격루트로 골을 노릴 수 있었다.

10일 대구에서 열리는 미국전에서도 부상 선수가 없는 한 이날 선발로 나선 스리톱과 미드필더들이 그대로 포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백 종 철

영진전문대 여자축구부 감독

▨수비

선배들이 못 다 이룬 꿈을 후배들이 이뤄줘 감개무량하다. 폴란드전 승리는 뒤집어 보면 수비의 승리라고 할 수 있다. '공격의 출발은 수비에서 비롯된다'는 축구판의 평범한 진리를 입증한 경기였다.

한국의 수비진은 경기초반 스리백 수비로 인해 벌어진 공간을 적극적으로 파고든 폴란드의 공세에 다소 당황하며 경기의 주도권을 뺐겼다.

그러나 전반 중반이 지나면서 한국은 스리백과 미드필드에서의 유기적인 커버플레이와 압박플레이가 먹혀들어 수비진이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유상철과 김남일이 장신인 폴란드 카우즈니를 밀착 마크하며 강한 헤딩으로 철저히 봉쇄했다. 또 김태영이 폴란드 공격의 선봉이자 주력이 좋은 올리사데베를 꽁꽁 묶었고 최진철의 코지민스키 마크도 효과적으로 잘 이뤄졌다.

수비형 미드필더인 김남일은 홍명보의 빈자리를 메꾸는 커버플레이, 공·수의 게임메이커 유상철의 매끄러운 연결플레이도 돋보였다.

홍명보의 역할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수비에서 완급조절을 하고 중앙과 좌우공간을 적절히 커버하며 때때로 순간적으로 공격에 가담, 공격의 활로를 터준 홍명보의 지능적인 수비 리드력은 단연 발군이었다.

좌우의 송종국, 이을용도 수비후 빠른 공격 가담으로 공격에 활로를 열며 공격력을 배가시켰다.

당초 대표팀의 가장 취약지대였던 수비진이 평가전에서도 이미 입증됐지만 몰라보게 안정되면서 압박플레이는 물론 공격의 다양성을 확보, 48년만의 6번 도전끝에 월드컵 첫 승의 쾌거를 이룬 원동력이 됐다.

박경훈 부산아이콘스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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