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최원석의 영화속 과학이야기-스파이더맨

'스파이더맨'은 1962년 미국 마블코믹스의 스탠 리에 의해 제작돼 미국은 물론 국내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만화이다. 이를 영화로 제작하는 데는 무려 1억5천만달러가 투입됐다.

영화는 선과 악의 대결에서 결국 선이 승리한다는 단순한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많은 특수효과와 함께 화려한 화면이 지루함을 덜어준다.머리는 좋지만 항상 힘센 친구들의 놀림감인 피터(토비 맥과이어 분)는 연구소 견학을 갔다가 유전자 조작 거미에게 물려 초능력을 가진 스파이더맨이 되는 행운을 얻게 된다.

스파이더맨이 된 피터는 거미와 같이 벽을 타고 올라갈 수 있고, 거미줄을 쏠 수 있을 뿐 아니라 뛰어난 시력과 초감각까지 소유하게 된다. 거미는 곤충과 같은 절지동물이지만, 지구상에서 곤충에 이어 가장 종류가 많은 생물이다. 곤충은 '알-유충-번데기-성충'의 변태과정을 거쳐 성장하지만 거미는 태어날 때부터 거미의 형태로 태어난다.

스파이더맨에서 인상적인 것은 거미줄일 것이다. 거미줄은 알려진 바와 같이 가장 튼튼한 생물 재료 중의 하나로 나일론과 비슷한 강도를 가지고 있으며, 강철보다 5배나 강하다.

또한 신축성, 통풍성, 방수성과 같은 우수한 성질을 지니고 있어 거미줄 섬유 생산을 위해 많은 연구를 하고 있다. 스파이더맨이 거미줄을 이용해 건물에서 떨어지는 엠제이(커스틴 던스트 분)를 구할 수 있었던 것도 거미줄의 신축성 덕분이다.

영화에서 피터는 거미에게 물린 후 손에서 조그만 가시들이 돋아나 벽을 기어오를 수 있게 되는 것으로 묘사돼 있다. 곤충이나 거미와 같이 작은 생물들은 이와 같은 가시나 털로 벽을 기어오를 수 있다. 가시나 털의 마찰력이 무게를 지탱하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은 무게가 훨씬 무겁지만 마찰력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오르지 못하고 미끄러질 수밖에 없다.

또한 피터는 건물과 건물 사이를 건너 뛸 만큼 다리 힘이 증가했는데, 거미의 능력을 받았다고 해도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다리의 힘은 근육에서 나오는데, 근육은 근육의 단면적에 비례해 힘을 내기 때문에 근육이 조금 밖에 늘어나지 않은 피터가 몇 배나 더 높이 뛴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곤충들이 자신의 몸에 비해 높이 뛰거나 빨리 움직이거나 하는 것은 몸의 구조가 적합하게 발달한 탓도 있겠지만 그들이 작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몸이 커지면 체중은 세제곱에 비례해 증가하지만 근육이 낼 수 있는 힘은 제곱에 비례해 증가한다.

즉, 사람이 10배 커진다면 체중은 1000배, 근육에 의한 힘은 100배 증가한다. 따라서 덩치가 커질수록 기동성과 민첩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구미진평중 교사 nettrek@choll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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