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와 함께하는 오후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어린 딸은 오늘도

제 방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집은 조용했고

아내는 아직 시장에서 오지 않았다

아빠, 하고 부르며

가끔 아이는 혼자가 아님을 확인했고

그 때마다 옆방에서

나는 부드럽게 응, 하고 대답했다

보이지 않아도

어떤 굳센 힘이 서로를 묶어 놓았고

아이는 다시 안심했다

그래, 우린 혼자가 아니야!

귀를 열고 소리치면

저 숲과 바람도 따스한 응답을 보내 줘

어느 휴일의 저물녘

어린 딸애와 신호를 주고받으며

작은 하나를 깨달았다

-이진엽 '뜨거운 신호'

누구나 쉽게 경험할 수 있는 일상의 한 단면을 시로 형상화했다. 그래서 어려울 게 없는, 잔잔하면서도 감동을 주는 시이다. 아버지와 딸 사이에 오고간 이 무언의 '어떤 굳센 힘'의 정체는 무얼까?

그리고 어린 딸애와 신호를 주고 받으며 시인 자신이 깨닫게 된 '작은 하나'의 의미는 또 무엇일까? 그것은 가족간의 넉넉한 신뢰일지 모른다. 아니 그것보다 더 원초적인 어떤 본능적 감성일지도 모른다. 가족해체의 시대에 따뜻하게 읽히는 시이다.

김용락〈시인〉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이재명 대통령이 과거 '조폭 연루 의혹' 보도에 대해 사과와 후속 보도를 요구하며 청와대가 관련 언론사에 정정 요청을 했다. 그는 SBS 프...
중동 리스크로 약세를 보이던 국내 엔터주가 방탄소년단의 컴백을 기점으로 반등 기대감을 키우고 있으며, 이들은 20일 정규 5집 '아리랑'을 ...
미성년자 성매매 의심 사건이 발생하여 한 유튜버의 신고로 현직 경찰관 A씨가 체포되었고, 차량 내부에서 미성년자와 현금이 발견되었다. 한편,...
브리핑 데이터를 준비중입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