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가 실시되기 이전에는 지역의 발전과 단체장의 능력은 큰 연관성이 없었다. 그러나 지방자치가 실시되면서 지역의 운명이 단체장에 의해 상대적으로 많은 영향을 받게 됐다.
즉 지역발전과 번영이 단체장 역량에 의해 좌우되는 상황이 됐다는 말이다. 지방선거가 갖는 의미와 중요성은 바로 여기서 찾아야 한다. 그러면 21세기에 들어와 처음 실시되는 지방선거에서 지역민이 기대하는 자치단체장은 어떤 자질을 갖춰야 할 것인가.
첫째, 지역민들에게 장래에 대한 희망과 꿈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우리 지역이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탈바꿈하며 이를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 지를 가르쳐 주는 역할이다.
일종의 방향타와 같은 기능이다. 향후 자치단체장의 가장 핵심적인 역할은 지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이러한 비전을 중심으로 지역사회를 통합, 결속시키는 것이다.
둘째, 당면한 제반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해결 능력을 갖춰야 한다. 현실적으로 단체장이 모든 사안의 실무적 전문성을 갖출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문제들이 드러나도록 만들고 다양한 시각과 지식이 동원되어 분석이 되도록 여건을 만드는 것이다.
지역민들이 지역의 문제해결에 최대한 기여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고, 기회를 주는 통합력있는 사람이 단체장이 돼야 한다는 의미다. 돌파력 있고 혁신능력이 있으며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정치력이 절대 필요하다. 이번 선거에서 그런 후보를 선택하지 못할 경우 대구경북은 후진의 늪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셋째, 공직자들의 열정과 헌신을 끌어 낼 수 있어야 한다. 오케스트라의 지휘자가 단원들을 통해 자신이 추구하는 음악을 창조하듯, 단체장의 생각이나 비전도 실무 공무원을 통해 발휘되는 것이다. 만약 이들이 움직이지 않으면, 단체장의 공약은 한갖 구호로 끝날 것이다.
앞으로 현재와 같은 침체된 공직체제를 쇄신하지 않고는 아무리 유능한 단체장이 입성해도 지역발전에 크게 기여하기 어렵다. 그동안 기존의 단체장들은 이렇게 침체된 공직사회를 활성화시켜 시너지효과 혹은 폭발력을 만들어 내는데 너무나 등한해왔다.
넷째, 지역민이 믿고 따를 수 있는 덕목을 갖춰야 한다. 우선 깨끗해야 한다. 우리나라 정치인들이 국민으로부터 불신을 받는 가장 큰 원인은 부정·부패와의 연관성 때문이다.
지난 몇 년간 단체장의 1/4이 부정·부패로 구속되거나 입건됐다는 사실은 이런 부정적 의식형성에 크게 기여했다. 단체장이 깨끗하면 그 밑의 공무원들도 깨끗해질 수밖에 없고, 결국 지역사회를 깨끗하게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다음으로 민주적 사고를 가져야 한다. 지역민의 여론을 체계적으로 수렴하고, 많은 이해자 집단과 대화를 해야 한다. 또한 특정 문제와 관련된 제반 이해 관계자를 참여시켜 이들과 대화, 협상, 설득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공직 내부적으로도 직원들에게 일방적으로 지시하고, 군림하는 것보다는 직원들을 밀어주고, 떠받쳐주는 단체장이 되어야 한다.
박세정 (대구참여연대 지방자치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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