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가 월드컵 출전 사상 첫 승리를 따낸 지 10일만에 역사를 새로 썼다.지난 4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D조 조별리그에서 첫승을 따내는 감격을 누렸던 한국은 10일 미국과의 무승부 뒤 14일 포르투갈과의 최종전에서 찰거머리 수비로 예봉을 꺾은 뒤 박지성의 결승골로 승리, 16강행을 확정지었다.
종전 5차례나 월드컵에 출전했지만 단 한번도 승리를 얻지 못했던 한국이 6번째 출전에서 첫 승을 넘어 결승토너먼트에 진출한 것은 세계를 놀라게 할 이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1954년 아시아축구연맹(AFC)의 회원국이 된 뒤 스위스월드컵에 진출, 본선 무대를 처음 밟은 한국은 44년이 흐른 98년 프랑스월드컵까지도 세계 축구와의 격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했다.
54년 2패, 86년 1무2패, 90년 3패, 94년 2무1패, 98년 1무2패.2라운드 진출은커녕 단 1승도 올리지 못했던 한국축구는 일본과 공동으로 월드컵을 유치하며 다시 한번 첫 승과 16강에 도전할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월드컵 본선을 치르기까지 순탄한 길은 아니었다.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허정무 감독의 올림픽팀은 조별리그에서 탈락했고 제12회 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에서는 3위에 머물렀다.
이용수 기술위원장 체제로 기술위원단을 개편한 축구협회는 마지막 카드로 외국인 감독을 영입하자는 극약 처방을 내렸고 외국의 유명 감독을 물색하던 끝에 98년 월드컵에서 한국에 0대5 대패를 안겼던 네덜란드의 거스 히딩크 감독으로 사령탑을 교체했다.
축구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한국에 들어온 히딩크 감독은 처음에는 한국축구의 실정을 몰랐고 선수들 또한 새로운 전술에 적응하지 못했다.
2001년 5월 컨페더레이션스컵 개막전에서 프랑스에 0대5 참패, 지난해 8월 체코와의 평가전에서 또다시 0대5 참패를 당하며 한국축구는 방향타를 잃은 듯했다.
하지만 안팎의 비난 여론에 개의치 않고 선수들의 체력 향상에 주력해온 히딩크 감독은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가진 평가전에서 코스타리카, 잉글랜드, 프랑스 등의 강호들과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희망을 던졌다.
마침내 이날 한국은 월드컵 본선에서 2승1무의 믿기지 않는 성적을 거두며 16강행을 결정짓는 쾌거를 이룩했다.
한국이 당초 목표였던 16강을 넘어 어디까지 새로운 축구사의 기록 경신을 이어갈 수 있을지 온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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