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파트 베란다 축제 물결

18일 밤 11시쯤 대표팀 8강 진출이 확정되는 순간 대구시 동구 방촌동 우방강촌 1차 아파트는 한바탕 축제분위기에 빠져들었다.

아파트 주민들은 창문을 열어젖히고 '대~한민국' '오~필승 코리아'를 외쳤고 아파트 마당으로 쏟아져 나온 주민들은 서로 얼싸안고 대표팀 승리를 축하했다.

아이들은 어디서 구했는지 꽹과리, 북 등을 들고 나와 아파트 단지 곳곳을 돌아다니며 설레는 가슴을 달랬고 신명나는 불꽃놀이가 흥을 돋웠다.

아파트 주민 박규동(64)씨는 "축제 분위기는 새벽녘까지 이어졌다"며 "아파트에서 20년을 넘게 살았지만 이렇게 주민들이 한데 어울리는 모습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달서구 대곡단지 사계절 아파트에 사는 정현수(35)씨도 "가깝고도 멀었던 아파트 이웃사촌들이 모두 하나가 됐다"고 했다.

전체 주민의 절반이 넘는 300여명의 아파트 주민들이 강강수월래를 돌며 태극전사 23명의 이름을 일일이 연호했다는 것.

수성구 범물 아파트 단지에는 흥분한 주민들이 차를 몰고 도로까지 진출 '대~한민국' 박수소리에 맞춰 경적을 울려댔다. 동네 꼬마들은 자건거를 타고 아파트 골목길에서 자동차 경적 소리를 흉내냈다.

주민 이수동(43)씨는 "밤새 한 숨도 못 잘 정도로 아파트 주변이 시끄러웠지만 전혀 화가 나지 않았다"며 "승리의 기쁨과 감동을 온 국민에게 선사한 한국대표팀과 히딩크 감독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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