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아! 대~한민국'

한국축구가 FIFA랭킹 6위이자 2002 한·일월드컵 대회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던 이탈리아를 꺾고 8강에 우뚝섰다. 지난 54년 월드컵 첫 출전이후 반세기만에 8강이 확정되던 18일밤, 우리는 '대~한민국'으로 거듭났다.

태극전사, 정말 장하다. 1년전만해도 어느 누가 이런 성공을 상상이나 했던가. 16강에 이어 8강을 확정하고 이제 세계축구 중심에 진입한 한국축구의 쾌거에 찬사를 거듭 보낸다.

안정환이 페널티킥을 놓치고 전반전 18분 선제골을 내 준 위기의 상황에도 태극전사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경기종료 직전인 후반 43분 설기현의 동점골과 연장전 후반 종료 직전에 터진 안정환의 헤딩 골든골은 강인한 정신력을 바탕으로 엮어낸 또 하나의 신화 창조다.

한국형 축구가 돋보인 한판이었다. 전원 공격, 전원수비의 토털축구에다 우리의 체력과 투지, 스피드, 조직력 등 장점을 한데묶은 한국형 '네트 축구'가 폴란드, 포르투갈, 이탈리아 제압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런 한국 축구의 엄청난 폭발력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런 승인(勝因)과 함께 히딩크의 승부수도 빼어났다. 김태영 대신 황선홍을 투입하고 수비의 핵인 홍명보 대신 공격수 차두리를 투입하는 강수를 던졌다. 황선홍이 찔러준 볼을 달려 들던 설기현이 왼발로 강슛, 극적인 역전승 드라마의 단초를 열었다.

내친김에 4강으로 가자. 노도처럼 내딛는 한국축구의 기세는 월드컵 3회우승의 관록을 자랑한 '아주리 군단'이탈리아도 막아서지 못했다. 22일 우리와 한판 승부를 가릴 스페인은 포르투갈과 선수들의 신체 조건과 경기운영 등 색깔이 비슷하다. 못할 것이 없다.

뒷심이 부족하고 월드컵엔 약한 스페인을 제물로 삼아 4강도 넘자. 우리 특유의 체력과 집중력을 유지하면 승산은 충분하다. 세계는 지금 조심스럽게 한국 축구의 우승도 예상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활력(活力)도 배가 시키자. 제어할 수 있는 열정으로 성숙된 응원문화를 더욱 승화시켜 세계에 알리는 노력을 멈출 수가 없다. 월드컵을 계기로 이제는 정연한 질서도 우리들의 일상 생활에 포함시켜야 선진국 진입이다. 지금까지의 월드컵 전적으로도 세계 축구 주류에 들어갈 수 있다.

내친김에 오는 22일 광주에서 4강에 들어 세계축구지도를 바꿔놓자. 우리 축구는 이미 아시아에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희망의 나라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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