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관중석

◈종료 휘슬에 눈시울 붉혀

○…주심의 종료 휘슬이 울리자 일본 선수들은 물론 목이 터져라 '닛폰'을 외쳐대던 일본 관중들의 눈시울이 붉어지기 시작했다.

오전부터 줄기차게 내려대던 장대비 속에 우산도 없이 응원을 보냈던 4만여 일본팬들도 0대1의 패배가 끝까지 믿어지지 않는 듯 비를 맞으면서도 자리를 뜰 줄 몰랐다. 한쪽 구석에 자리잡은 1천명 남짓한 터키 응원단이 승리의 감격에 국기를 흔들며 기뻐한 것과는 너무 대조적이었다.

특히 일본 서포터스 '울트라 닛폰'은 잠시 어찌 해야할 바를 몰랐으나 한참이 지난 뒤에야 응원가를 부르고 '닛폰 간바래'를 외치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경의를 표했다.

그러나 정작 경기가 끝나자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일본 관중들은 슬픈 표정 속에서도 서로를 위로하며 차분히 귀가해 '일본인다운' 질서 의식을 과시했다.

◈환호성.경적…터키 흔들

○…터키 정부와 민간기업체는 이날 오전(현지시간)을 임시 휴무로 정해 경기내내 수도 앙카라 등 주요 도시 전체가 무서우리만치 적막감이 감돌았으나 종료를 알리는 주심의 휘슬이 울리자 거리 곳곳과 광장에는 붉은색과 희색의 국기물결이 요동치면서 환호성이 끊이지 않았다.

차들은 이스탄불 중심부의 탁심광장 등을 돌며 경적을 울렸고 시민들은 창가에서 국기를 흔들며 '만세'를 불러댔다.

거리축제에 참가한 시민들은 "셰놀 귀네스 감독이 절망에 빠진 터키국민들에게 사기를 북돋워 줬다"며 감격했다.

터키는 최근 심각한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국민이 축구를 통해 심리적 위안을 얻고 있어 이날 승리의 기쁨은 어느때보다 컸다. 수도 앙카라의 키질라이 공원에도 수천명이 모여들어 춤과 노래로 대표팀의 승리를 축하하면서 "터키, 터키'를 연호했다.

시민들은 "우리는 사기 진작이 필요했는데 선수들이 정부가 줄 수 없었던 기쁨을 우리에게 안겼다"며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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