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적한 시골길을 풀내음 맡으며 자전거 페달을 밟는 몸짓은 '풍경(風景)'이다. 속도가 그렇게 빠르지 않아 주위의 살핌도 가능하고 아는 사람 만나면 동행(同行)도, 같은 걸음으로 호흡도 맞출 수 있는 정감(情感)이 가는 이동수단(移動手段)은 공간을 휘젓지도 않는다.
자동차와 오토바이는 잠깐의 스침은 있어도 같이 가지 못하고 우리가 사는 공간을 난폭하게 휘젓고 다닌다. 지금은 달라졌지만 자전거 뒤쪽에 어머니랑 누나랑을 태우고 새벽 장(場)터로 내달리는 기분은 걸어다니는 것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쌩쌩'이었다.
▲자전거라는 명칭이 우리나라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시기는 '대한제국'시대였다고 한다. 1903년 가을 즈음에 대한제국정부에서 공무수행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100대의 자전거를 일본에서 들여와 관리들에게 나누어 준 뒤부터라는 기록이 있다.
그러나 자전거를 처음 본 사람들은 나름대로의 이름을 붙였다. 자행거(自行車), 쌍륜거(雙輪車), 축지차(縮地車)가 그것이다. 축지차는 그 당시로 보면 먼거리를 너무 빨리 이동한데서 붙인 이름일테고 바퀴가 둘이라서 안경차(眼鏡車)라고도 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자전거하면 상주를 떠올린다. 예로부터 상주는 누에와 곶감, 쌀 농사가 잘 돼 '삼백(三白)의 고장'이라 전국에 알려졌지만 지금은 '자전거 도시'로도 유명하다.
환경단체 '풀꽃 세상을 위한 모임'이 19일 제8회 풀꽃 본상 수상자로 자전거를 선정하고 이와 함께 지난 47년에 제작한 자전거를 지금까지 타고 있는 조성채(74겙繹?상주시)씨를 버금상 수상자로 결정해 상주가 또 한번 '자전거 도시'로 주목받고 있다. 상주시의 자전거는 8만5천여대. 가장 유용한 교통 수단인 셈이다. 가구당 2대꼴로 보유하고 있을 만큼 자전거는 생활 필수품이다.
▲자전거의 특장(特長)은 친환경이 아닌가 싶다. 영국의 작가 웰스(Wells)는 50여년전에 "나는 자전거를 타고 가는 어른을볼 때마다 인류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진다"고 했다. 에너지를 아끼는 최고의 교통수단은 자전거이고 따라서 배기가스 배출, 지구온난화 감소의 대안으로 자전거를 꼽은 것이다.
뛰어난 친환경 이동수단인 자전거는 도로교통법에 '차(車)'로 규정되어 있기 때문에 당연히 오른쪽으로 다녀야 한다.왼쪽으로, 역방향(逆方向)진행은 우리가 흔히 보는 모습으로 사고도 부른다. 질서를 어기면 해(害)가 온다는 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는 것이다. 대통령 아들의 구속, 검찰소환 등은 스스로 부른 재앙이지만.
최종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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