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부부관계 다룬 연극 두편

결혼은 "낙원일까, 감옥일까" 혹은 "정말 미친 짓"일까.

색다른 시각으로 결혼과 부부관계를 다룬 연극 두 편 '오픈커플'(Open Couple)과 '결혼은 역시 미친 짓이다'가 무대에 오른다.극단 연인무대(대표 한전기)가 21~30일 소극장 씨어터 연인에서 공연하는 오픈커플은 정치사회 풍자극으로 잘 알려진 이탈리아극작가 다리오 포의 동명희곡을 각색한 작품.

외도와 폭력을 정당화하는 남편과 남편의 외도에 맞바람 피우기로 나선 아내가 등장, 부부관계속에 숨겨진 남성우월적 사고를 까발린다.연출을 맡은 한전기씨는 "열려진 결혼을 위해 이 작품을 선정했다"며 "우스꽝스런 부부를 통해 오래된 남성우월 이데올로기의폭력성을 반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극 '오픈커플'에서는 아내가 극을 주도하는 점이 이채롭다. 극중 아내가 공간과 시간을 넘나들며 해설을 하거나, 과거의 이야기도 동시에 진행하면서 자유롭게 무대를 이끌어간다.

남편의 끝없는 외도로 수면제 자살시도, 권총자살까지 시도한 아내는 급기야 자신도 '오픈커플'이 되겠다며 외도를 시작한다. 오픈커플이야말로 가장 이상적인 부부관계라고 자신의 외도를 정당화하던 남편은 아내의 바람에 충격을 받고 원래의 부부로 돌아가기를 애원하게 된다.

억압적 남성이데올로기로 대표되는 '남편'의 지위가 뒤엎어지고, 맥없이 추락하는 마지막 장면이 강한 인상을 남길 듯하다. 공연시간 오후7시30분. 현매 1만원(예매 8천원) 053)476-3893.

극단 배우(대표 추지숙)는 25일부터 7월28일까지 동아쇼핑 아트홀 무대에서 연극 '결혼은 역시 미친 짓이다'를 공연한다.젊은부부가 갈등.이혼의 위기를 지나 '결혼은 해도 미친 짓, 안해도 미친 짓'이란 보편적인(?) 진리에 도달하기까지 연극은 경쾌하게 내달린다. "결혼은 미친짓"이란 단정적인 화법을 빌렸지만, 결론은 관객의 몫이다.

'결혼은 미친짓이다(이송희 공동연출)'는 미국 희곡 '연인과 타인'의 번역극. 결혼제도 속에서 빚어지는 남녀간의 심리적 갈등과 서로다른 애정관을 재미있게 풀어놓았다. "결혼이라는 누구에게나 친근하고 관심있는 소재로 연극적인 재미를 전달하겠다"는 것이 연출평.

신혼여행, 권태로운 결혼생활과 남편의 외도, 이혼의 위기, 그리고 이를 막으려는 부모의 노력 등 일련의 과정을 옴니버스 식으로 구성했다. 살갑게만 보이는 부모들도 젊은 시절 심각한 갈등을 겪었고, 이를 잘 통과해낸 지혜를 아들세대에 전해주는 모습이 진한 공감을 띄운다.

극단 배우는 소극장 활성화를 기치로 지난해 8월 극단 레퍼토리(92년 창립)에서 이름을 바꾸고 새 단장했다. 공연은 7월28일까지(매주 월요일 공연없음). 현매 1만원(예매 8천원) 053)252-3364.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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