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축구광'김태용씨-"온 가족이 붉은 악마"

"온 가족이 붉은 악마예요. 한국대표팀이 승리하는 곳엔 항상 우리 가족이 함께 있었죠".지난해 말 아내, 딸과 함께 대구 붉은악마에 단체 가입한 김태용(41·회사원·대구시 북구 읍내동)씨.

한국대표팀이 연전연승을 거듭, 16강 진출에 이어 8강 신화에 성공하면서 김씨 가족은 생애 최고의 기쁨을 누리고 있다. 지난 4일 한국팀이 폴란드를 꺾고 월드컵 첫승리를 거뒀던 부산 경기장에서부터 18일 태극전사들이 연장 접전끝에이탈리아 아주리군단을 침몰시킨 대전경기장까지 김씨 가족은 매번 대표팀 승리를 현장에서 직접 지켜보는 영광을 누렸다.

김씨는 조기축구회 경력만 20년인 축구광. 40대 초반에도 끓어오르는 축구열정을 삭이지 못해 붉은 악마에 가입했다."대표팀 승리를 현장에서 지켜보면서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심감을 되찾았습니다. 히딩크 감독과 대표선수들의 불타는투혼은 가족 모두에게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 줬어요".

부인 심숙희(38)씨는 처음엔 남편을 따라 마지못해(?) 붉은 악마에 가입했지만 지금은 남편 못지 않은 열성팬. 외동딸 민선(11)양은 친구들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고 있다.

경기장에서 찍은 한국대표팀 사진을 들고 등교하면 친구들이 구름처럼 모여들기 때문. 민선양은 한국 대표팀의 등번호와 선수이름은 물론 16강, 8강 진출국과 함께 호나우두, 베컴, 라울 등 월드컵스타들의이름까지 줄줄 꿴다.

김씨 가족의 응원 준비는 남다르다. 대한민국, 축구공 모양 등 틀에 박힌 페이스 페인팅이 싫어 특이한 문신 스티커를컴퓨터로 다운받아 온 몸을 치장한다. 황선홍과 유상철을 좋아하는 민선양은 경기때마다 두 선수의 캐릭터를 온 몸에 새겼다.

김씨 가족은 "모든 경기가 흥미 만점이었지만 한국대표팀의 대역전극으로 응원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었던 대전 경기를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며 "광주전 입장권도 반드시 구해 다시 한번 대표팀 승리를 지켜보고 싶다"고 환하게 웃었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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