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내분 다시 심화

노무현 대통령 후보의 사퇴 요구를 둘러싼 민주당내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지방선거 참패에 따른 민주당 내분사태는 주류측이 노 후보를 재신임하면서 조기 수습쪽으로 가닥이 잡혀가는 듯 했으나 20일 당내 최대 의원모임인 중도개혁포럼(회장 정균환 총무)이 노 후보와 당 지도부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또 중부권의 일부 의원들이 8.8 재보선 전에 탈당할 것이라는 소문이 흘러나오는 등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중도개혁포럼은 이날 전체모임을 갖고 "노 후보와 한화갑 대표 등 지도부가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겸허히 받아들이는자세가 부족하다"며 노 후보와 당 지도부의 사퇴를 요구했다.

포럼은 이날 정균환 총무 겸 최고위원 등 국회의원 20여명과 원외위원장 27명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회 귀빈식당에서 모임을 갖고 난상토론을 가진 끝에 노 후보와 한 대표 등 지도부가 당장 사퇴해야한다는 의견을 도출했다.

이 모임의 대변인격인 박병석 의원은 "중도개혁포럼은 앞으로 분명한 정치적 목소리를 내기로 합의했다"고 말해 당내 세력화의 뜻을 밝혔다.

이처럼 한 대표 등 주류 측이 전날 당무회의를 통해 노 후보와 당 지도부의 재신임을 의결한 지 하루만에 반기를 들고나섬에 따라 당지도부의 지도력은 적잖은 상처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결의문 채택 등 당장 지도부를 압박하지는 않고 있다. 개혁포럼이 이처럼 뒤늦게 목소리를 내는 것은 '노 후보 중심의 당체제'전환에 대한 반발이라는 해석이다.

또한 박 의원이 '앞으로 세력화에 나서겠다'고 밝히듯이 정균환 총무의 계보 모임으로 전환될 것으로도 보여 앞으로 있을 정계개편에 대비한 사전포석이라는 시각도 있다.

중도개혁포럼은 연초에 민주당과 자민련 민국당 등이 합치는 정계개편을 추진하다가 중도에 포기한 적도 있다. 따라서 이들의 이날 모임은 새로운 정계개편을 추진하기위한 내부 정지작업의 일환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