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교육청은 경북외고, 금오공고, 안동생명과학고, 경주화랑고, 풍산종고 등 5개 고교를 내년부터 3년 동안 자율학교로 운영한다고 밝혔다. 자율학교는 전국 단위로 학생을 모집하고 교육과정, 학사운영 등에서 학교의 자율성이 대폭 확대되기 때문에 변화와 성과가 기대되는 형태. 이미 선정된 성주통합고가 상당한 성과를 거둠에 따라 이번에 5개교가 추가된 것이다. 자율학교의 특성과 학교별 운영 계획 등을 살펴봤다.
▨자율학교는
교육인적자원부가 대도시 지역에 비해 열악한 도 단위 지역 고교의 경쟁력을 키워 이른바 지방 명문고로 육성하기 위해 도입한 것이다. 자율학교가 되면 일반 학교와 달리 지역에 상관 없이 전국 단위로 학생 선발이 가능해지고 교육과정 편성과 학사 운영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또 교장 자격증이 없는 사람도 교장이 될 수 있으며 교사 자격증이 없는 실무 전문가도 산학겸임교사로 채용할 수 있다.
자율학교는 학생 선발이나 교육과정 운영 등이 대폭 자율화된다는 점에서 자립형 사립고와 일맥상통하지만 이와는 달리 등록금은 일반 고교와 거의 같으며 재단전입금 의무비율 제한도 없다.
교육부는 지금까지 농어촌고교, 특성화고교, 예.체능고교에 한해 자율학교로 지정했으나 올해부터 과학고와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 실업계고 등도 포함시켰다. 도시 지역의 인문계 고교는 대상에서 제외된다.
자율학교로 전환한 학교들은 내년 새 학기부터 자체적으로 편성한 교육과정을 운영하며 교과서 사용이나 교원 채용 등도 자율적으로 할 수 있다. 올해 중 이들 학교의 학생 모집이 전국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로서는 괜찮은 학교가 있는지 꼼꼼히 살펴볼 만하다. 자율학교들은 대부분 기숙사를 운영하기 때문에 지역에 구애받을 필요가 없다.
▨성주통합고 운영 사례
성주통합고는 신입생 모집에 극심한 애로를 겪는 농촌지역 실업계고 활로 개척의 모델로 꼽힌다. 이 학교는 대학 진학을 위한 인문과정, 실업계인 생명과학과정과 산업과학과정을 함께 운영한다. 신입생들은 1학년 동안 진로탐색과정을 거친 뒤 2학년이 되면 자신에게 맞는 진로를 선택한다. 대학에 가고 싶으면 인문 과정으로, 기술교육을 받고 싶으면 실업과정으로 가면 되는 것.
학생들의 선택 범위를 넓히기 위해 올해는 34개의 다양한 교과목을 편성.운영하고 있다. 영어.수학 수준별 교재, 인문.직업 통합 교재, 직업 기초 교재 등 11권의 보조 교재를 교사들이 직접 만들어 사용함으로써 수업의 질적 향상을 꾀하고 있다. 수업이 끝나면 시청각실을 활용해 교육방송 비디오나 명화.명곡 감상 등 특기.적성 프로그램도 학생들 중심으로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다.
이같은 학사 운영에 대해 학생들의 반응이 좋자 신입생 모집이 해가 갈수록 수월해지고 있다. 올해는 120명 모집에 151명이 지원했다. 지원자가 모집인원의 절반 안팎에서 허덕이고 있는 농촌 학교들의 현실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과가 아닐 수 없다.
▨추가 선정학교의 운영계획
학교마다 구체적인 교육과정 편성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학과 개편 계획이 잡히고 운영방안의 골자가 마련됐기 때문에 적잖은 변화를 짐작할 수 있다.
경북외고의 경우 학과 개편이 눈에 띈다. 현재 영어과 3학급, 일어과와 중국어과가 각각 1학급이지만 내년부터 영.일어과, 영.중어과로 신입생을 모집할 예정이다. 복수전공이 되는 셈.
안동생명과학고는 유통정보과를 신설하고 종전의 농업기계과와 중장비과를 산업기계과로 통합하는 방안을 준비중이다. 경주화랑고는 이미 자율학교 형태로 학사운영이 이뤄지고 있으나 자격증 없는 교장도 채용할 수 있도록 해 학교 운영의 탄력성을 더한다는 계획이다.
금오공고는 학생들의 전문 지식과 기능을 높이기 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중이다. 우선 기존의 기계, 전자, 전자기계 등 3개 과 외에 정보통신과를 신설해 4개 과로 운영할 계획. 전문 교과 이수능력을 키우기 위해 영어, 수학 등 기초 교과 수업이 강화되며 이론 수업도 한층 전문화한다. 기능 교육 수준을 높이기 위해 전국대회 메달리스트나 명장 등 산학겸임교사도 채용할 예정.
풍산종고는 현재 인문과 상업 각 2학급인 학과를 인문 3학급, 인터넷 비즈니스 1학급으로 개편한다. 외국어 교육 강화를 위해 원어민 교사를 3명까지 채용할 계획. 또 재단인 (주)풍산의 미국, 유럽, 일본 등 현지 법인을 활용해 유능한 산학겸임교사를 채용하고 학생들의 어학연수 등도 도울 예정이다.
외국 학교와의 자매결연도 준비하고 있다. 아울러 현재 36명을 수용하고 있는 기숙사를 대폭 확장해 학생 전원을 수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李대통령, 대북전단 살포 예방·사후처벌 대책 지시
대통령실 "국민추천제, 7만4천건 접수"…장·차관 추천 오늘 마감
또래女 성매매 시키고, 가혹행위한 10대들…피해자는 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