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가 주는 경제적 효과를 분석하기란 어렵다. 디지털 시대에 익숙한 현대인들은 그 경제적 효과가 수치로 표시되기를 원하지만 스포츠 특유의 인간적.감정적 요인을 수치화하는데는 장애요인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틀림없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효과가 엄청나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당장 눈앞의 이익은 없어 섭섭하지만 이러한 무형의 잠재적 경제효과를 '브랜드 효과'로 분석하기도 한다. 우리가 차를 살 때 새차를 타보지도 않고 메이커의 이름을 보고 사는 것과 같다.
▲스포츠를 통해 브랜드를 높인 대표적인 회사는 코카콜라다. 1928년 암스테르담 올림픽에 음료를 제공하면서 세계적인 음료 브랜드로 도약한 이후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올림픽 후원사로 참여, 지금까지 톱브랜드의 아성을 지키고 있다. 국내기업 중에는 삼성전자가 이 분야 선두를 달리고 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 공식 스폰서로 참여, 브랜드 인지도를 적어도 5~6% 올린 것으로 자체 분석하고 있다.
▲월드컵의 히딩크 감독이 국내 광고계에서도 그의 브랜드를 인정받기 시작했다. 8강 진출 이후 그의 모델료가 최소 10억원이 넘을 것이라고 하는데도 삼성카드는 계약이 만료되는 6월 이후 그와 재계약을 서두르고 있고 다른 대기업들도 히딩크 잡기 경쟁에 나섰다. 삼성카드 분석에 따르면 히딩크 감독은 신문광고의 경우 다른 모델보다 3배의 효과가 있고 방송 매체의 경우 시청률을 끌어올리는 등 약 50억원의 광고효과가 있었다고 하니 기업이 군침을 흘리는 모델이 아닐 수 없다.
▲광고주가 모델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모델이 주는 신뢰감이다. 히딩크 감독은 약체였던 대표팀 사령탑을 맡아 1년여 만에 세계적인 강팀으로 탈바꿈시켰다. 유럽축구에 공포증을 갖고 있던 한국이 순식간에 '유럽 킬러'로 등장했으니 국민적 신뢰는 상상을 초월한다. 세계가 한국과 한국축구를 다시 보기 시작한 것도 그의 작품 때문이다. KOTRA에 따르면 국가 이미지가 한단계 상승하면 수출 가격을 10%정도 올려받을 수 있다고 하니 신뢰가 주는 효과는 그야말로 대단하다.
▲월드컵 효과 예상치가 당초 너무 높았던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숫자에 연연할 필요는 없다. 히딩크 덕분에 한국의 브랜드 가치가 높아졌으니 업그레이드 된 국가 브랜드를 후쿠야마 교수의 주장대로 '사회적 자본'으로 승화시키면 된다.
축구로 인한 브랜드 효과가 경제쪽으로 물꼬를 트지 못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발생할 것이다. 상당수 중남미 국가들이 축구 브랜드에 걸맞지 않게 경제를 거덜내는 것도 이 때문이다.히딩크 감독의 10억대 모델료는 결코 비싼 비용이 아니다.
윤주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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