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연루 혐의로 검찰에 소환된 대통령 아들들은 핵심 측근들이 각종 이권청탁에 관여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 차남 현철씨는 중학교 동창으로 오랜 친구였던 박태중씨를 통해 각종 이권에 관여하고 자금관리를 해온 사실이 드러나 현직 대통령 아들로서는 최초로 검찰에 구속됐다.
김대중 대통령 3남인 홍걸씨도 친형처럼 믿고 의지해온 최규선씨의 각종 이권개입에 연루된 혐의가 드러나 현철씨에 이어 5년만에 '대통령 아들 사법처리'라는 역사를 되풀이한 주인공이 되고 말았다.
홍걸씨 형인 홍업씨도 40년 지기인 김성환씨, 대학동문인 이거성.유진걸씨가 각종 이권에 개입하고 금품을 받아온 사실을 알고도 이를 묵인하거나 일부 공모한 혐의가 드러나 구속될 운명에 처하고 말았다.
이들 대통령 아들들이 이권청탁에 관여한 과정도 한결같이 비슷한 모양새를 갖췄다.측근들이 각종 이권에 관여하고 금품을 받는 동안 자신들은 청탁인들이 마련한 술자리 등에 얼굴을 내비치는 식으로 측근에게 힘을 실어주는 방식이었다.
현철씨와 홍업씨는 술자리를 통해 청탁을 듣거나 측근들로부터 청탁내용을 보고받는 등 적극적으로 관여하기도 했지만 홍걸씨처럼 소극적으로 '얼굴마담'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술자리를 전후로 측근들과 권력에 빌붙어 목적을 달성하려고 하는 검은 청탁인 사이에는 돈거래가 이뤄졌다.
이와 관련, 홍업씨는 "결과적으로 내가 오해를 살 수 있는 술자리에 참석해 모종의 역할을 하게 됐다"며 탄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 아들들은 자신의 비리연루 의혹이 새나오면 자택에 은신하거나 칩거하는 방식으로 언론 등 외부와 접촉을 끊었다는 점도 비슷하다.
현철씨는 97년 5월 검찰의 소환을 앞두고 구기동 자택에 칩거했으며 홍업씨도 올해 1월 특검에서 김성환씨가 조사를 받자 상주하다시피했던 역삼동 개인사무실에도 발길을 끊은 채 자택에만 머물렀다.
홍걸씨는 지난 3월말 최규선씨 이권개입 의혹이 터지자 미국 LA 자택에서 몸을 옮겨 현지에 있는 모처에서 생활해오다 지난달 14일 일본을 거쳐 극비리에 귀국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이 검찰조사에서 보인 진술태도는 각자의 성격차이를 반영한 듯 사뭇 달랐다.
현철씨가 조사를 받으면서 꼬장꼬장한 태도로 중수부 수사팀을 호통치거나 성경구절을 암송하며 훈계하기도 했던 '전투형'으로 기억되고 있는 반면 홍걸씨는 수사검사가 집요하게 혐의를 추궁하면 눈가에 눈물이 고여 동정을 사기도 했다.
홍업씨는 내성적인 성격의 동생 홍걸씨와는 달리 50이 넘은 연륜을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수사에 임하면서도 특유의 굵은 목소리로 부연설명까지 달아 적극적으로 자기방어를 하는 방식으로 검찰의 예공에 맞섰다고 검찰 관계자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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