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킨(William Henry Perkin, 1838∼1907)은 최초의 합성염료인 무브(mauveine 또는 aniline purple)를 발견한 사람이다.
한 잡지(Chemical & Engineering News, 79권 27호)에서는 '세계를 변화시킨 잊혀진 과학자'로 그를 소개하면서, 웬만한 사전에는 나오지도 않는 단어(serendipitously)를 사용하며, 우연히 뜻하지 않게 수지맞는 발견을 했음을 강조하고 있었다.
사실 그가 18세의 어린 나이에 최초의 합성염료를 개발한 것은, 대부분 천연염료에 의존하던 인류에게는 획기적인 사건이었으나, 참으로 우연히 이루어진 것이었다.
1856년, 퍼킨은 콜타르에서 분리한 아닐린에서 말라리아를 치료할 수 있는 특효약인 키니네를 합성하려다가 우연히 원하지 않은 반응 덕분에 획기적인 염료를 발견했다.
그가 지도교수 방에서 가져온 원료를 이용한 실험에서 유리봉으로 저어야하는 것을 온도계로 젓다가 온도계가 그 안에서 깨어져 흘러내린 수은이 촉매역할을 하여 염료가 만들어졌다고 전해지기도 한다. 어쨌든 그는 우연히 획기적인 발견을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우연 뒤에는 우리가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하는 배경이 있다. 퍼킨은 런던에서 태어나 15세에 왕립화학대학에 들어간 2년 후, 호프만(A W Hofmann) 교수의 조수가 되었다. 말라리아 특효약을 합성하려는 호프만 교수를 따라 그도 연구를 한 것이다.
호프만 교수는 유기화학의 창시자로 불리는 리비히의 제자였다. 우연의 뒤에는 이처럼 대단한 스승이 있었다. 우리는 수많은 발견들이 우연히 이루어졌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그 우연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그 뒤에는 더 놀라운 배경이 있다. 우리에게 우연히(?) 놀라운 연구결과가 나오려면 그 배경이 되는 것에서부터 충실해야 한다. 그러므로 진정한 의미에서 배경이 없는 우연이라는 것은 이 세상에 없다.
이춘길 경일대 교수.섬유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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