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유의 상인문화 되살린다

130년을 이어온 우리 상인축제인 고령 보부상 놀이가 재현된다. 고령군은 봄.가을 두 차례에 걸쳐 행해졌던 '고령 보부상놀이'를 되살려냄으로써, 기존 양반문화, 농업문화를 중심으로 우리나라 전통문화를 복원하는 한계를 극복하려는 의욕을 갖고 있다.

보부상은 지방 5일장을 독점적으로 장악했던 상인들로, 일용품을 팔았던 부상(등짐장수)과 값비싼 세공품을 메고 다녔던 보상(봇짐장수)을 지칭한다. 조선보부상은 자신들만의 조직.윤리 규정 등을 보존하면서 독특한 상인문화를 형성해왔으나 일제 탄압을 받으면서 거의 사장된 상태다.

이번에 재현될 고령 보부상은 창녕 상무사(보부상단을 일컫음), 충남 예산·덕산 상무사, 충남 원홍주육군 상무사, 서산팔구 상무사(부여 한산 중심)와 함께 학계에 보고된 전국 5대 보부상 가운데 하나이다. 보부상 문화를 지켜오고 있는 곳은 이미 보고된 5곳 외에 2곳 정도 더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상도지역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상인 단체인 '고령 상무상좌사'는 1866년에 조직됐으며, 고령 보부상놀이 연구조사보고(책임연구자 보부상전공 임경희)가 8월말에 끝나며, 기획보고서를 통해 엄격한 고증을 거쳐서 재현될 예정. '고령 보부상놀이'는 최소 100여명이 등장하고, 고령 보부상놀이가 완벽하게 재현된다면 대규모 국내외 식전행사로도 손색없는 장엄함과 재미를 선사하게 된다.

공문제 노래는 90년대까지 고령 지신밟기 등을 불렀던 서대경 옹의 노래를 채보한 뒤 다시 편곡 절차를 거쳐 만들어졌다. 발굴한 가사로는 '상무사(보부상단의 명칭)의 노래', '공문제의 노래', 각종 타령과 놀이 등 다양하다.

고령 보부상 놀이에는 장엄한 행렬과 가락, 칙령과 제례음악 등이 따르는 공문제(총회) 의식, 난전을 펴는 의식, 장문(잘못을 저지를 보부상에게 벌주는 의식) 등을 포함한다.

고령군 문화예술계 이재형 계장은 "고령 보부상놀이를 재현해 독특한 우리의 상인문화를 대외적으로 소개하고 재래시장을 활성화할 수 있는 계기로 만들어 상인윤리의 재정립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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