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독자를 가진 고민상담 칼럼니스트 가운데 한 사람인 '앤 랜더스(Ann Landers)'가 22일 복합 골수종(骨髓腫)으로 숨졌다고 시카고 트리뷴지(紙)가 보도했다. 향년 83세.
본명이 '에스터 레더러'인 그녀의 고민상담 칼럼은 2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돼 전세계 1천200여 신문에 전재됐으며 지난 40여년간 미국 문화와 미국인의 태도에 대한 가장 명료한 표현의 하나로 평가받아왔다.
그녀는 같은 고민상담 칼럼인 '디어 애비(Dear Abby)'의 필자로 버금가는 명성을 얻은 쌍둥이 자매 '폴린 에스터 필립스'와 평생 치열한 경쟁을 벌였으며 때로는 서로 대화를 하지 않을 정도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앤 랜더스가 칼럼을 집필하는 동안 미국 사회는 보수적인 가부장적 사회에서 여성의 사회참여가 확대되고 이혼과 섹스, 근친상간, 동성애, 낙태에 대한 토론이 더 이상 금기시되지 않는 핵가족 사회로 전환했다.
그녀의 칼럼은 이같은 변화를 받아들였으며 전통적인 역할로부터 여성의 해방을 점진적으로 포용, 미국 사회의 변화를 선도했다.
그녀는 생전에 이웃, 가족, 직업, 질병 등과 관련해 일어나는 다양한 인생사에대해 상담하는 편지를 매일 2천여통이나 받았으며 간단 명료한 문장에 재치가 넘치는 조언으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녀는 "상담을 해 오는 독자들은 나를 이방인이 아니라 이웃집 여자로, 친구로 때로는 어머니로 여겼다"면서 "나는 그 무엇보다 다른 사람들의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이었다"고 말한 바 있다.
시카고 트리뷴지의 모회사인 트리뷴사(社)의 존 메디건 사장은 "그녀는 자신의 분야에서 가장 뛰어난 인물이었으며 신문 논설 분야 인물 가운데 가장 높은 기상을 가졌던 사람이었다"고 회고했다.
앤 랜더스는 지난 1908년 러시아의 유대인 박해를 피해 미국으로 이민온 러시아계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