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패자에게 변명은 없다"

"졌지만 우리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거스 히딩크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은 25일 준결승에서 독일에 아깝게 패한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밝은 표정으로 이같이 말했다.

"양팀 선수들은 물론 히딩크 감독도 떠났으니 다들 돌아가라"는 키스 쿠퍼 FIFA 대변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뒤늦게 나타난 히딩크 감독은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에게 "당신들은 우리가 이길때나 질때나 항상 기다려줘야 한다"는 농담과 함께 질문에 대답했다.

히딩크 감독은 "이 경기에서 우리는 실망했지만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는데 대해 다들 만족하고 있다"며"우리의 선전이 축구계 뿐 아니라 한국사회 전반에 걸쳐 자신감을 심었다고 생각한다"고 대회를 평가했다. -경기를 평가한다면

▲초반에 선수들이 상대 공격을 너무 놓아줬던게 아쉬웠다. 독일선수들은 노련했다. 선수들이 상대팀에 대한 경외심이너무 컸던 탓에 전반에 위축됐지만 후반들어 상대를 압박해가며 몰아붙였다. 주어진 기회에서 결정력을 발휘하지 못한 게 아쉬웠다.

하지만 우리가 어떤 상대와 싸웠는지는 잊지말자. 선수들이 이날 경기에 대해서는 실망하고 있지만 대회 이전에 우리가 이만큼 오리라고 누가 생각했었나.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선수들의 부상으로 진용에 변화를 줬는데

▲안정환이 발목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해 후반에 기용할 수 밖에 없었다. 김남일이 중요한 경기에서 부상해 나서지 못했다는데 대해 개인적으로 무척 안타깝다. -패배에 대해 변명을 한다면

▲변명하고 싶지 않다. 졌으면 냉정하게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 외부적인 것에서 패배의 원인을 찾지 않겠다. -대표팀의 선전이 어떤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가

▲축구계는 물론 한국사회 전체에 자신감을 불어 넣었다고 본다. 패한 뒤에도 선수들을 격려해 준 국민들에게 감사한다. -3, 4위전에 대한 대비는

▲하루 휴식을 취한 뒤 27일부터 본격적인 대비에 들어갈 것이다. 아직 대회가 끝나지 않았으니 마지막까지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선수들이 하루 빨리 이날 패배에서 회복할 줄로 믿는다. -월드컵 이후의 진로는

▲대회가 끝나기 전에는 진로에 대해 말할 수 없다. 단지 대회가 끝나면 휴가를 가질 것이라는 건 말해줄 수 있다. -대통령과 어떤 얘기를 나눴나

▲오늘 직접 얘기를 나누지는 않았지만 그는 우리 선수들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줘 자랑스럽고 고맙다는 메시지를 전해왔다.

◆ 독일 루디 푀일러 독일 감독=우리팀은 전반적으로 좋은 경기를 했다. 수비에서 콤팩트한 조직력을 보였고 공격 역시 조직력이 좋아져 많은 찬스를 만들었다. 처음부터 밀착수비를 했던 것이 승리의 원인이었고 우리팀은 충분히 승리할 자격이 있었다.

월드컵 지역예선에서는 우리팀이 16강에 오르기조차 힘들 것으로 보였지만 본선에서 경기를 치를 수록 목표가 커졌고 결승까지 올랐다.

특히 이전 경기와 오늘 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은 발라크 는 누적된 경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술적인 차원에서 파울을 했다. 결승전에 못나오게 된 그에게 존경심을 보낸다. 발라크는 독일팀 뿐 아니라 독일 국가를 위해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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