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리고 있는 '대한민국청년비엔날레 2002'는 참신한 기획, 뛰어난 볼거리, 획기적인 포상제도(대상 상금 3천만원) 등으로 전국적으로 주목받는 미술행사가 됐다. 미술평론가 김영동씨를 통해 이번 청년비엔날레의 아쉬운 점, 향후 전망 등을 짚어봤다. 〈편집자〉
젊은 작가들은 사물과 세계에 대해 어떤 감각과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으며, 그것을 미술이라는 언어를 통해 어떻게 해석하고 표현하고 있을까.
간혹 현대미술전에서 영상과 설치, 혼성 매체들에 현기증을 경험한 사람들은 '대한민국 청년 비엔날레 2002'전에 가보면 좀 다른 각도에서 그 해답을 볼 수 있다. 이 전시회는 축구 경기가 온 국민을 들뜨게 하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조용하게 펼쳐지는 행사가 되었지만, 적지 않게 찾아오는 관객의 수만큼 대구 미술의 미래를 밝게 해준다.
편견없는 장르선택 호평
이 전시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역시 2층 6개의 방에 걸쳐 열리고 있는 주제전이다. <천개의 사유, 천개의 길>이란 타이틀이 내세우듯, 일정한 주제 아래 특정한 성격을 지향하지 않고 매체나 장르의 속성에 따라 분야를 나누었다.이러한 공간 분할은 아무래도 회화의 본성과 이미지에 대한 커미셔너의 강한 관심이 엿보이는 기획이다.
그런 가운데서 특정한 경향이나 매체에 대한 선호라는 인상을 주지 않고, 보다 다양한 장르에 대한 편견 없는 선택에 신중을 기울인 노력이 보인다. 결코 다양함에만 기준을 맞추어 제 경향을 나열한 것은 물론 아니고 지나치게 실험적이거나 반대로 진부한 작품 경향을 제외시킨 나름대로 소신 있는 고려라고 생각된다.
그래서 오히려 전체적으로 무난함을 넘어서는 어떤 독특한 성격을 느낄 수 없다는 점이 좀 아쉽다고 할까.
또 청년 미술에서만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어떤 충격이나 경이 나아가서 신선함에 대한 기대에 어필하는 작업이 별로 없다. 뿐만 아니라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이나 신랄한 문제의식을 제기한 작품도 거의 눈에 띠지 않는다.
특별전다운 기획 필요
그러나 이러한 지적들은 과도한 욕심인지 모른다. 모든 면을 충족시켜줄 수는 없고 주어진 조건에서 이 정도의 모습은 지금까지 청년비엔날레의 과정을 생각하면 분명 발전이고 다음 전시에 대한 기대를 가지게 한다.
또 한 가지, 특별전을 좀 더 특별전답게 기획할 필요가 있는데 그렇지 못했던 점을 지적하고 싶다. 80여명의 국내 정상급 작가들의 초대출품이 청년작가들을 격려하고 이 행사를 돋보이게 한다는 생각은 얼마나 관례적인 발상인가.
일인 커미셔너의 단점을 보완해주는 차원에서 좀더 초점이 있는 특별한 전시였더라면 더 좋았지 않았을까 싶다.
김영동〈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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