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강력한 압박
한국 축구가 달라졌다. 2002 한일월드컵축구대회를 지켜본 전세계의 축구전문가들이 공통으로 느낀 점이다. 월드컵 첫 승과 16강 진출 정도를 기대하며 대표팀의 실력을 반신반의하던 축구팬들은 '4강 신화'의 달성에 이구동성으로 달라진 한국축구를 자랑하고 있다.
지난해 거스 히딩크 감독이 부임하면서 완전히 체질을 바꾼 한국 축구의 변화된 모습을 짚어본다. 18개월동안 거스 히딩크 감독의 손을 거친 한국 축구는 공격과 수비진영을 가리지 않고 상대 선수들을 강하게 압박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수비수들은 수비진영에서 수비만 하면 된다'는 인식에서 완전히 벗어났다는 것을 의미하며 월드컵 4강 신화의 가장 큰 원동력이 됐다.
공격진영 오른쪽에서 볼을 빼앗기면 측면공격수와 오른쪽 미드필더, 중앙미드필더 등 3명이 모여들어 상대를 압박하고 중앙으로 연결됐을 경우에는 다시 수비형 미드필더와 공격형 미드필더, 그리고 측면공격수 1명이 그물망처럼 조여 들어간다.
위치가 어디인지를 불문하고 볼을 가진 상대 선수를 포위하면서 원활한 공격을 막는 작업, 다시 말해 '압박'이 이제는 보편화됐다.
히딩크 감독이 부임했을 때만 해도 태극전사들의 움직임은 이렇지 않았다.공격수들은 공격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듯 하프라인 아래로 잘 내려오지 않았고 오버래핑까지 곁들여지는 상대 공격을 막아야 하는 수비수들은 혼신의 힘을 다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토털사커의 나라' 네덜란드 출신답게 히딩크 감독은 수비수, 미드필더, 공격수의 역할간 '벽'을 없애는 데 온 힘을 쏟았다.
수비수도 공격에 가담할 수 있으며 공격수도 수비를 해야만 현대 축구의 흐름에 뒤떨어지지 않을 수 있고 90분동안 공격의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것이 히딩크 감독의 축구철학이었다.
히딩크 감독은 먼저 압박축구를 소화할 수 있는 재목을 찾아 나섰고 최진철과 김남일을 발굴했다.
최진철은 히딩크 감독의 눈에 띄여 만 30세였던 지난해 9월 대표팀에 합류했고 본선에서는 힘과 높이를 앞세운 유럽의 공격을 온 몸으로 막아냈다.
김남일도 주위에서는 '선수도 아니다'는 호된 비난도 있었지만 히딩크 감독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았고 김남일은 상대 공격의 시발점인 플레이메이커를 꽁꽁 묶는 역할을 완벽하게 해냈다.
대략의 선수선발이 끝나자 히딩크 감독의 혹독한 조련은 시작됐다.압박축구의 기본인 체력을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해 체력전담 트레이너를 별도로 두고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훈련을 시작했다.
선수들의 입에서 단내가 풀풀 났고 중간에 나자빠지는 선수도 있었지만 히딩크 감독의 파워프로그램은 그칠 줄 몰랐다.히딩크 감독은 세부적으로 압박 기술도 가르쳤다.
또 측면 공격수가 치고 들어갈 때는 압박형태는 어떤 방식으로 전개돼야 하는가 등을 상세하게 가르쳤고 친선경기를 통해 소화정도를 점검했다.이제 이 스타일을 어떻게 유지해 나가느냐는 국내 축구인들의 몫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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