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금융불안이 한국 경제를 강타하고 있다. 그동안 달러화 약세로 인한 수출채산성 악화에 시달려온 한국은 26일 미국 증시 폭락으로 종합주가지수가 올들어 최대치인 54포인트나 떨어져 하반기 경제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때마침 정부는 '하반기 경제운용'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5%대에서 6%대로 상향 조정하고 소비자 물가를 3%대에 안정시키겠다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으나 대외 여건이 이를 허락할지 의문이다.
이번 충격의 진원지는 미국의 회계장부 조작 사건이다. 엔론의 후유증이 채 가시기도 전에 통신회사 월드컴이 지난 1년동안 38억달러 규모의 회계부정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미국 역사상 최대규모의 회계부정 사건이다. 문제는 이런 모럴 해저드가 미국 사회에 만연해있어 조만간 수습되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특히 경상 수지는 물론 재정도 적자인 '쌍둥이 적자'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는데다 기업의 수익성은 악화되고 있고 소비조차 진작되지 않는 상황에서 이같은 기업회계 스캔들은 미국의 신뢰도를 급격히 떨어뜨릴 것이다.
무엇보다 한국은 월드컵으로 인해 경제 전반이 다소 이완된 상태라 그 충격 여파가 크지않을까 우려된다. 월드컵 4강의 경제적 효과가 26조원에 달한다는 분석에다 수출품 가격 10% 더받기 운동, 세계 일류상품을 연내로 300개로 늘리겠다는 등 한국은 온통 낙관 분위기 일색이다.
정부가 내놓은 '월드컵 이후 대책'은 국민의 분출된 에너지를 그대로 이어가겠다는 욕심만 앞서있지 이같은 부정적 요인은 배제돼있어 더욱 걱정이다.
이제 현재의 거시지표만 믿고 계속 축제분위기에 젖어있을 수는 없다. 경제는 미래를 내다봐야 한다. 벌써 6월 수출이 작년 동기 대비 1%증가에 그칠 것이라고 한다. 미국발 금융불안이 지속되면 원화 절상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고 수출전선은 비상이 걸릴게 뻔하다.
한 골을 넣은 뒤 흥분속에서 거친 행동을 하다 곧바로 퇴장당하는 축구의 '가린샤 효과'가 경제에 이입(移入)되지 않도록 더욱 차분한 경제운용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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