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터戰 관전 포인트

29일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3위 자리를 놓고 격돌하는 한국과 터키는 이번 대회에서 4강 신화를 창조한 돌풍의 주역인데다 두 팀 모두 미드필드를 두텁게 하는 등 경기 스타일이 비슷해 흥미로운 경기가 될 전망이다.

한국 대표팀은 이날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 48년 전의 대패를 설욕하고 개최국의 자존심을 지킬 태세다. 이에 맞서는 터키 또한 지난 54년 스위스월드컵 이후 48년 만에 월드컵 무대에 복귀해 일궈낸'투르크의 전설'을 마지막까지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누구의 압박이 더 셀까

한국과 터키가 4강까지 승승장구하고 4강전에서도 선전할 수 있었던 것은 미드필드에서의 강한 압박축구가 그 비결이었다.

양팀 모두 세계적 스타플레이어는 없지만 지칠 줄 모르는 체력과 스피드를 내세워 허리에서부터 강력히 압박, 상대의 예봉을차단하고 기습을 통해 찬스를 얻는 경제축구로 4강의 쾌거를 맛봤다.

브라질이 화려한 개인기를 무기로 무려 16골을 몰아넣고 결승에 오른 반면 한국은 6골, 터키가 7골을 넣고 4강에 오른 것은압박을 통한 실리축구가 얼마나 큰 위력을 발휘하는 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48년전 대패 설욕할까

한국은 본선 무대를 처음 밟은 1954년 스위스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터키와 한판 승부를 벌였다.

당시 변변한 항공편조차 구하지 못할 만큼 여건이 취약했던 한국대표팀은 천신만고 끝에 스위스에 도착, 첫 경기에서 헝가리에 0대9의 참패를 당한 뒤 터키를 맞았으나 역부족이었다.

전반 10분만에 수아트 마마트에 첫 골을 내준 한국은 후반 휘슬이 울릴 때 까지7골을 허용했고 한 골도 만회하지 못했다.

◆'닮은꼴' 안정환과 하산 샤슈

26살로 동갑내기인 이들은 이번 월드컵에 혜성처럼 등장, 숨겨뒀던 기량을 맘껏 뽐내며 위기때마다 골을 넣어 2골씩 기록하는 등 돌풍을 주도한 끝에 변방에 불과하던 한국과 터키축구를 세계 중심으로 끌어올린 장본인들.

이들은 또 이번 대회를 끝으로 대표팀 유니폼을 벗는 황선홍과 사실상 대표선수로는 마지막인 하칸 슈퀴르를 각각 대신할 차세대 스트라이커로 입지를 굳혔다.

키는 안정환(177㎝)이 샤슈보다 1㎝ 크지만 몸무게는 71㎏으로 꼭같고 개인기로 상대 문전을 휘젓다 오른발 왼발 가리지 않고 다양한 각도에서 날리는 강력한 슈팅은 둘의 트레이드마크.

◆흥미 돋울 '조커' 대결

한국에서는 최태욱과 윤정환이 일을 낼 공산이 크다. 최태욱은 오른쪽 날개공격수로 기용되면 빠른 발을 이용, 수비라인을 휘젓는 게특기인 데 골문 앞에서의 리턴패스로 곧잘 골을 일궈 활약이 기대되고 있고 윤정환 또한 한방의 능력은 갖춘 선수.

1경기 뛸 체력은 비축해 놓은 윤정환은 스코틀랜드와의 평가전에서도 멋진 중거리슛으로 그물을 흔든 기억이 뚜렷하다.

터키는 세네갈과의 8강전에서 후반 교체투입돼 기회를 노리다 연장전에서 4분 골든골을 작렬, 영웅이 된 일한 만시즈라는 확실한 조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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