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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전을 앞둔 독일과 브라질 사령탑의 태도가 대조를 이루고 있다.독일의 루디 푀일러 감독은 필승의 의지를 불태우며 '투사'의 면모를 보이고 있는 반면 브라질의 루이즈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은 마음을 비운 '선승'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는 것.

푀일러 감독은 오는 30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벌어질 결승전을 위해 28일 한국을 떠나며 "공개할 수는 없지만 브라질을 꺾을 비책이 있다"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브라질과 터키의 준결승전을 TV로 시청한 뒤 결승전 전략을 짜기 위해 한숨도 못잤다는 말에서 푀일러 감독의 투지를 충분히 읽을 수 있다.

이에 비해 스콜라리 감독은 같은 날 축구전문 사이트인 원풋볼닷컴(www.onefootball.com)과의 인터뷰에서 "결승전에 진출한 것만으로도 우승한 것이나 다름 없다"며 승패에 초연한 듯한 말을 했다.

그러나 축구 관계자들은 스콜라리 감독의 이같은 말에 대해 선수들을 짓누르고 있는 심리적 부담감을 없애 주기 위한 고도의 전략이라는 반응이다.

○...브라질과 독일은 30일 월드컵 결승전에서 뭔가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28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월드컵 우승 타이틀도 중요하지만 축구 사상 최고의 공격수였던 브라질 축구영웅 펠레(61)와 세계 최고의 수비수였던 독일의 축구영웅 프란츠 베켄바우어(56)를 기쁘게 하기 위해 게임 내용도 좋아야 한다고 전했다.

두 축구영웅은 브라질과 독일이 어렵게 결승까지 올라 왔으나 그간 보여준 경기 내용에 크게 실망하거나 강하게 비난해왔다.

브라질의 월드컵 3회 우승 주역인 펠레는 "그들(브라질)이 잘 해왔으나 우승후보로 예상됐던 팀들이 모두 탈락했기 때문에 브라질이 이길 것으로 말하고 싶지 않다"고 브라질 우승을 장담하지 않았다.

베켄바우어 역시 "우리 팀이 미국과의 8강전에서 했던 것처럼 경기한다면 개인적으로 수치감을 느낄 것"이라고 밝혔다.

○...골든슈(득점왕)의 영예를 놓고 '집안싸움'을 벌이고 있는 브라질의 '2R' 히바우두(바르셀로나)와 호나우두(인터밀란)가 결승전을 앞두고 '양보의 미덕'을 발휘하고 있다.

현재 5골로 호나우두보다 1골 모자라는 히바우두는 28일 골든슈는 팀 메이트인 호나우두가 차지했으면 좋겠다면서 자신은 개인상보다는 팀의 우승을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히바우두는 "상 때문에 플레이에 영향을 받고 싶지는 않다. 대신 호나우두는 정말 골든슈를 받을 자격이 있고 그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의미있는 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호나우두도 득점왕 욕심을 전혀 내색하지 않고 팀의 우승을 위해 매진하겠다고 화답했다.

호나우두는 팀 분위기가 98년 결승전 당시와는 완전히 달라졌다면서 "이제 우리 팀은 나를 구세주로 여기지 않는다. 우리는 단합돼 있고 모든 구성원들이 똑같이 우승에 기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루이즈 펠리페 스콜라리 브라질 감독이 결승전을 끝으로 대표팀에서 물러난다.

스콜라리 브라질 감독은 28일 "결승전 결과에 관계없이 나와 브라질축구협회의 계약기간은 이번 월드컵이 지나면 끝난다"라고 밝혔다.

지난해 브라질이 남미 지역예선에서 곤욕을 치를 당시 4번째 감독으로 지휘봉을 잡았던 스콜라리 감독은 팀을 추스려 본선 티켓을 땄고 이번 월드컵에서도 결승 진출의 쾌거를 이룩했다.

그러나 스콜라리 감독은 "대표팀을 처음 맡았던 3개월 동안은 지옥같은 생활이었다"고 말했다.

○...영국의 도박사들이 브라질의 우승과 한국의 3위를 점쳤다.28일 스포츠 전문베팅업체인 래드브록스(Ladbrokes)에 따르면 30일 열리는 브라질-독일 결승전의 배당률은 브라질 승리가 4대5로 나타난 반면 독일의 승리는 10대3으로 크게 낮았다. 한국과 터키의 3, 4위전은 한국 승리의 배당률이 5대4로 터키 승리 배당률 15대8과 큰 차이를 보였다.

동종업체인 윌리엄힐(William Hill)도 결승전 결과의 배당률을 브라질 승리 1.8대1, 독일 승리 4.5대1로 결정했다. 3~4위전은 한국 승리 2.1대1, 터키 승리 3대1로 나타났으며 득점왕 예측에서는 호나우두 1.16대1, 히바우두 7대1, 클로세 9대1로 압도적으로 호나우두의 득점왕 등극을 예상하는 도박사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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