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하순봉 최고위원의 대통령 대망론은 아무리봐도 경솔하다. 원내 제1당이자 집권 0순위로 꼽히는 정당의 최고위원이 '명문학교를 나온 좋은 가문 출신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며 우리가 가장 금기시하는 학연과 혈연문제를 거론하고 있으니 비판 받아 마땅하다.
우리는 물론 어떤 정치인이 개인적으로 "좋은 가문출신이 명문학교를 나와 대통령이 돼야 한다"는 소신을 갖는 것을 나무랄 수는 없다고 본다. 그러나 공당(公黨)의 중진의원이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학연.혈연을 의식, 이처럼 발언했다면 예삿일이 아닌 것이다.
가뜩이나 며칠전 같은 당의 김용균 의원이 선거법 위반 재판과 관련 "1심은 호남출신, 2심은 충청출신 법관들이 재판을 진행해 민주당 편을 들었다"는 저질 발언으로 긴장한 터수다.
이러한 때에 하(河)최고위원의 "명문…"발언은 설령 그것이 명문출신의 이회창 후보를 위한 충정에서 나온 발언일지라도 부적절한 것임에 틀림없다. 솔직히 말해 우리 국민중에는 가난한 농군의 아들로 태어나 이 나라를 빈곤의 굴레에서 벗어나게한 고 박정희대통령을 존경하는 이들도 적지않은 것이다.
그런 만큼 우리 국민들이 원하는 지도자는 '명문'출신임을 내세워 군림하려는 그런 지도자가 아니라 뚜렷한 역사의식을 갖고 국민을 설득하고 화합시키며 이끌어가는 지도자, 온갖 역경에도 좌절하지 않고 끝내 전 국민이 원하는 것을 이뤄내는 그런 지도자가 아닐까 한다.
하 최고위원은 지난번에도 '쥐 새끼'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던 인물이다. 그런 그가 이회창 후보'지원 발언'을 하다보니 그렇게 됐는지는 몰라도 어쨌든 학연을 들먹거린 것은 모양이 좋지 않다. 학연, 혈연은 지역감정과 함께 우리 정치가 극복할 최대 과제인데 하필 그것을 건드린 것은 '경솔한 언행'이었다.
우리는 김용균 의원에 잇따른 하 위원의 발언을 들으면서 한나라당이 대선에서 이미 승리, 집권한 듯한 자만에 빠진 느낌을 지울길 없다. 그렇지 않다면야 대선을 앞두고 '평범한' 유권자 앞에 오만할 수 있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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