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면개각 요구, 청와대 "불쾌하다" 반응

청와대는 28일 민주당이 전면 개각, 청와대 비서진 교체, 아태재단 정리를 김대중 대통령에게 공식 건의키로 한데 대해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내부적으로는 대책 마련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청와대 참모들은 이같은 반응은 민주당이 청와대로 모든 책임을 떠넘긴다고 해서 문제가 원하는 대로 풀려갈 수도 없다는 판단에다 '예스 아니면 노 식'으로 김 대통령을 압박하는 요구 방식 자체에 대한 반감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는 현실적으로 민주당의 요구를 거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점도 인정하고 있다. 민주당이 김 대통령과의 결별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의 요구를 거부할 경우 양자간의 갈등이 확대재생산되면서 사태가 예상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는 판단이다.

따라서 청와대 주변에서는 김 대통령이 민주당의 요구를 수용하는 것은 시간과 방법의 문제일 뿐이라는 관측들이 지배적이다.

전면 개각의 경우 민주당의 요구를 수용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이미 내부적으로 여론 수렴과 후임자 물색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청와대 주변의 얘기를 종합하면 김 대통령은 일본 방문 기간 중 개각 구상을 정리해 다음달 중순께 개각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비서진 교체 문제는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포괄적으로 비서진 교체를 들고 있지만 내용적으로는 박지원 비서실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김 대통령은 박 실장 한사람에 거의 의존하다시피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비서진 교체 요구는 수용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청와대 참모들의 관측이다.

아태재단 처리 문제는 이사진의 퇴진, 순수 연구기관으로의 전환 등 지금까지 거론된 방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