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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사또 송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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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교과서왜곡파동이 한.일간 거의 연례행사처럼 빚어지고 있는 건 한마디로 '일제침략사'를 잘못 기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가급적 그들의 치부를 후세들에게 드러내지 않음은 물론 오히려 '대동아(大東亞) 공영'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였음을 강조함으로써 그야말로 '역사' 그 자체를 '조작'할 의도라는 게 한국측이 보는 시각이다.

만약 이게 그냥 지나쳐 수백년후쯤 되면 '일본은 한국을 침략한 적이 없고 다만 미개한 한민족을 일본이 개화시킨 공로자'쯤으로 일본국민들 의식속에 자리잡을지도 모른다. 잘못된 교과서내용을 바로 잡으려고 한국이나 중국 등이 국교단절까지 고려하며 외교마찰을 빚는 것도 바로 이런 연유라 할 수 있다.

▲차원은 다르지만 난데없는 이 '교과서 문제'가 우리 국내에서 빚어지고 있다니 참으로 어이가 없다. 내년부터 사용할 고교 2.3학년용 근.현대사 부문에서 김영삼.노태우 정권에 대해선 공과(功過)를 두루 기술한 반면 현 김대중 정권에 대해선 '개혁과 남북화해'의 치적만 기술하는 바람에 형평성 시비를 부르고 있다는 게 그 내용.

그 일부를 보면 '김영삼 정부는 공직자 재산공개, 전두환.노태우 전직 대통령의 부정부패척결, 금융실명제 도입' 등 치적과 함께 '대형금융대출사건 등 권력형 비리가 측근이나 고위공직자에 의해 저질러져…'라고 기술하고 있다고 한다.

▲만약 이 내용을 보고 학생이 교사에게 "현 정권에서 빚어진 일을 잘못 기술한 게 아니냐"고 질문한다면 그 교사는 어떤 대답을 할까. 아마도 매우 곤혹스러울 게다.

지난해부터 연일 터지고 있는 각종 '게이트'를 직접 뉴스로 보고 들은 학생들 입장에선 당연히 생길 의문이 아닐까 싶다. 끝나지 않은 정권에 대한 평가 그 자체도 무리이고 꼭 해야 된다면 공과를 함께 기술하든지…. 이런 교과서를 과연 학생들이 신뢰할지도 의문이다.

▲이게 바로 옛 군.현청사 부근에 세워진 '사또 송덕비' 중 상당수가 '그 사또 재임시절'에 세워진 것이라는 사실과 뭐가 다른가. 그리고 이런 내용을 심의평가해서 합격시킨 교수 등 평가위원들은 결과적으로 사또 송덕비를 추진한 '고을 유지들'이 된 셈이다.

정말 낯간지러운 일이다. 인물평가도 사후(死後) 100년은 돼야 시도한다고 했다. 다음 정권은 누가 주체가 되든 이 교과서를 뜯어고치느라 한바탕 법석을 떨어야 될 판이다.

박창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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