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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피서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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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요즈음처럼 더운 날씨에는 많은 사람들이 더위를 피해 산과 바다로 여행을 떠나고 있다. 우리의 피서여행이란 조용히 다녀오는 경우보다는 그 동안 못 먹은 것을 보충이라도 하는 듯이 배불리 음식을 먹고 남는 것은 어디엔가 내버리고 오는 경우가 많다.

여기저기 함부로 먹다버린 음식물 찌꺼기는 더운 날씨에 무서운 기세로 곳곳에서 썩어나간다. 숲속 후미진 곳에서잘 썩은 찌꺼기는 그런 대로 거름이라도 될 것 같지만, 계곡물을 따라 흘러 들어간 찌꺼기는 강물까지 오염시킨다.

산 속을 흘러내리는 맑고 깨끗한 계곡물에는 이끼가 자랄 만큼 영양분이 넉넉하지 않으므로 돌멩이가 굴러다니는 바닥까지도 훤히 들여다보인다. 그런데 요즈음처럼 더운 날씨에 사람들이 놀고 간 뒤에는 맑고 깨끗한 시냇물에도 푸른 이끼가 자라 물빛이 흐려지면서 오염이 시작된다.

우리나라에서는 계곡에 흐르는 물을 저수지에 모아 수돗물로 이용하므로 대부분의 계곡은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지정하여 일반인들의 접근을 억제하고 있다. 그래도 우리는 오래 전부터 맑은 계곡물을 보면 발 담그고 놀다 밥까지 해먹고 가는 습관이 몸에 배어 물을 더럽히고도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음식물 안에 자리잡은 미생물에게는 요즈음처럼 더운 날씨가 증식하기에 알맞은 조건이 된다. 미생물이 엄청난 속도로 불어난다면 그것은 당연히 음식물의 부패로 이어진다.

집안에서야 먹고 남은 음식은 냉장고에 넣어 보관하거나 다시 한번 끓여미생물에 의한 부패를 방지하지만, 피서여행처럼 충분한 시설이 마련되지 않았거나 시간이 충분하지 않을 때에는 부패와 오염 문제를 심각히 고려해야 한다.

우리는 옛사람들이 냇가에서 천렵을 하더라도 먹을 만큼만 잡아 물고기 씨를 말리지 않았다는 자연 사랑의 정신을 본받아야 한다. 크고 작은 모든 생명체는 제 자리에 있어야 더욱 아름답다.

내년을 기약하는 마음으로 이번 여름철 피서여행에서는 먹을 만큼만 조리해 찌꺼기를 남기지 말고, 그래도 어쩔 수 없이 남는 음식물 쓰레기는 제대로 처리하거나 되가져오는 양심을 지키는 조그마한 일이라도 실천해보자.

이재열(경북대 교수.미생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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