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레옹 러시아 원정군집단 매장지 발견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 근처에서 190년 전 나폴레옹이 러시아에 파견했다가 거의 몰살 당한 원정군의 집단 매장지가 발견됐다.발굴 책임자인 빌뉴스대학의 아루나스 바르쿠스 (인류학) 교수는 지난 2일 대규모 매장지에서 나온 2천여 명의 유골은 1812년 러시아를 침공한 나폴레옹 군대의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주택개발 지역에서 불도저에 의해 많은 유골이 발견됐을 때 사람들은 구(舊) 소련시대 비밀경찰에 의해 처형된 정치범들의 시체일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곳곳에서 유골과 함께 나폴레옹이 새겨진 동전과 프랑스 군대 제복의 단추 등이 발견되면서 역사상 최악의 패배를 당한 것으로 기록된 나폴레옹의 러시아원정군 매장지라는 것이 확실해졌다.
유럽 대부분을 정복한 나폴레옹은 1812년 6월 원정군으로는 사상 최대인 50만명의 군대를 조직, 리투아니아를 통해 모스크바를 공격했다.
그러나 6개월 뒤 가까스로 빌뉴스로 퇴각한 병력은 겨우 4만여 명. 이들은 이 지역 의과대학에 난입해 보관돼 있던 인간 장기를 약탈할 만큼 추위와 배고픔에 지쳐있었다.
당시 빌뉴스에는 영하 30℃까지 내려가는 추위 속에서 얼어죽은 프랑스 병사들의 시체가 거리에 널려 있었고 이곳을 재점령한 러시아군이 시체를 치우는 데만 3개월이 걸렸다. 이들은 땅이 얼어 시체를 묻을 수 없게 되자 모두 화장하려 했으나 이마저 냄새와 연기 때문에 어렵게 되자 시체를 참호에 묻어버렸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발견된 매장지가 바로 이 참호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이는 또한 부실한 계획이 프랑스군의 패인이라는 일부 전문가의 분석보다는 추위가 패인이라는 나폴레옹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올리비에 푸파르 리투아니아 주재 프랑스 부대사는 이 발견은 "규모와 중요성에서 단연 사상 최고"라며 "이 발견으로 우리는 역사를 눈으로 보게 됐고 갑자기 역사가 생생하게 살아났다"고 말했다.
바르쿠스 교수는 "발굴된 유골을 오는 10월 공식행사 후 인근 묘지에 매장할 것"이라며 "유럽연합(EU)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을 앞둔 리투아니아 입장에서이 발견은 지금은 동반자가 된 과거의 적과 화해를 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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