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미의 최빈국 온두라스에서 지난 4년간 온데간데 없이 사라진 약 1천300명의 '거리의 소년들'이 범죄조직 등에 의해 살해된것으로 밝혀지면서 온두라스 정부에 대한 인권단체들의 비난이 봇물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유엔 인권위원회를 비롯한 세계 각국 인권단체들은 "지난 4년간 1천293명의 청소년들이 피살체로 발견됐는데도 온두라스 수사당국의 범인검거율은 10%에 지나지 않는다"며 "이런 사실은 거리에서 걸인을 쓸어내기 위한 비공식적 '사회 청소작업'을 온두라스 정부가 묵인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고 비난했다.
온두라스 인권보호위원회의 안드레스 파본 위원장은 영국 BBC방송 인터뷰에서 "무장괴한들이 백주의 대낮에 어린 청소년들을 살해하는 일이 매일 일어나는데도 경찰이 범인을 뒤쫓는 모습은 단 한 번도 눈에 띈 적이 없을 뿐 아니라 누가 범인인지도 모른는 게 온두라스의 현실"이라며 "민주국가를 자처하는 나라에서 이런 일이 과연 가능한가"라고 반문하고 있다.
이에 대해 온두라스 당국은 펄쩍 뛰었다. 조직력을 갖춘 무장강도단간의 세력다툼 과정에서 사상자가 발생하는 것이지, 정부는 절대 개입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거리의 소년 피살사건이 줄을 잇고 있는데도 별다른 해결의지를 보이지 않았던 온두라스 정부는 최근들어 국제인권단체들의 비난이 거세지자 비로소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지난 1월 취임한 리카르도 마두로 대통령은 '거리 폭력에 대한 전쟁'을 선포하고 6천여명의 군과 경찰 병력을 수도 테구시갈파를 비롯한 전국의 주요도시에 증강배치했다. 그러나 이미 1천300여명의 청소년이 목숨을 잃은 상태에서 이번 조치는 '사후 약방문'이나 다름없다는 비난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무장괴한의 총에 17살짜리 아들을 잃은 후스티나 누녜스 부인은 "아들에게 길거리 깡패조직에 가입하지 말라고 타일러 보았고, 경찰에도 불미스런 일이 일어나지않도록 해달라고 호소했지만 소용없었다"며 "작별의 인사를 할 틈도 없이 아들은 그렇게 가버렸다"고 울먹였다.
실업률과 문맹률, 빈부격차 등이 중미 최고인 온두라스 전국에는 현재 4∼18세사이의 소년 2만여명이 노숙을 하고 있으며, 이들중 일부는 요즘도 매일 어디론가 끌려간 뒤 살해돼 유기되고 있다.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