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언론 대일 비난 자제

북한 언론매체들이 최근 대일(對日)비난은 자제하는 반면 미국에 대해서는 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7월말 브루나이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북한 백남순(白南淳) 외무상이 가와구치 요리코(川口順子) 일본 외상,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과 전격회동해 관계 개선에 합의한 이후 미.일에 대해 상반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실제로 북.일 외무장관 회담 이후 양국 관계는 급진전을 나타내고 있다.

북한과 일본은 지난달 18, 19일 평양에서 적십자회담을 갖고 '행불자' 조사를 더 광범위하게 벌여나가기로 합의한 데 이어 25일부터 이틀간 열린 외무성 국장급회담에서는 국교정상화 교섭 가능성 검토 등 6개항의 공동보도문을 발표했다.

특히 국장급회담에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방북문제가 심도있게 논의된 결과 사상 최초로 오는 17일 고이즈미 총리가 평양을 방문,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북.일 정상회담을 갖게 됐다.

북한 언론매체들은 7월 중순까지만 하더라도 일본의 핵무장화, 자위대의 무력강화, 과거청산 회피 등을 들어 일본을 맹비난했으나 이같은 변화를 반영하듯 그 이후부터는 대일비난을 자제하고 있다.

다만 북.일관계 개선이 중요하다는 점과 일본의 과거청산이 관계개선의 최우선과제라는 사실을 간간이 강조하고 있을 뿐이다.

이와 달리 미국에 대해서는 여전히 강경한 논조를 유지하고 있다.미국이 북한의 핵 사찰과 대량살상무기(WMD) 문제 등을 거론하고 있는데 대해 반발하며 미국 비난을 계속하고 있다.

북한은 존 볼턴 미 국무부 군축담당 차관의 대북 강경발언에 대해 지난달 31일 외무성대변인과 지난 2일 중앙방송을 통해 부시 행정부의 대북 적대시정책을 비난했다.

또 노동신문은 2일 미국의 북한 미사일 위협설은 미사일방어(MD)체제를 합리화하려는 것이라면서 이에 대처해 '자위적 국방력'을 강화해 나갈 것임을 천명했다.이어 3일에는 외무성대변인이 주한미군 주둔 57주년을 맞아 미국이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저해하고 있다며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에 대한 비난도 과거에 비해 한결 부드러워진 느낌이며 전체적으로 볼 때 미국의 태도변화를 촉구하는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따라서 북한의 입장은 남북관계의 활성화와 북.일 관계의 개선을 디딤돌로 삼아 미국과의 접근을 가속화하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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