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과 국의 자리는 맞는지, 생선의 머리방향은 제대로 됐는지…".
추석.설 명절과 기제사까지 일년에 몇번 씩 차례.제사상을 올리지만 매번 상차림이 제대로 됐는지 걱정스러울 때가 많다.
경북대 평생교육원에서 예절교육을 가르치는 김시황 교수(한문학과)는 "차례와 제사는 조상들의 휼륭한 삶을 본받고 나아가 자손들의 올바른 교육을 이끄는 데 의의가 있다"며 "유교의 근본사상이 검소와 절약에 있는 만큼 제수상 차림도 음식을 꼭 필요한 만큼만 장만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의 도움말로 예법에 어긋나지 않으면서도 간소한 차례상에 대한 방법과 절차를 들어봤다. 신주(神主)나 지방(紙榜)은 북쪽에 남향으로 모신다. 부득이한 경우엔 방위와 관계없이 편한 곳에 차려도 된다. 대신 신위를 모신 곳을 북쪽으로, 제주가 상을 바라보았을 때 오른쪽이 동쪽이다.
신주는 제상 위에 얹지 않고 따로 교의(交椅)를 마련하여 모신다. 신주가 없으면 제상 병풍 앞에 지방 붙일 곳을 따로 마련한다. 판자를 세우거나 두꺼운 책을 세워 놓고 그 위에 깨끗한 흰 종이를 바른 다음 지방을 붙인다.
지방을 병풍에 붙여선 안된다고 강조한다.차례는 기제사를 지내는 여러 조상을 모두 함께 모신다. 제상은 서쪽(앞에서 보면 왼쪽)이 높은 자리. 윗대부터 서쪽에서 동쪽으로차례상을 차례대로 놓는다.
그러나 대수(代數)에 따라 고위(考位:돌아가신 代代의 할아버지)와 비위(女比位:代代의 할머니)를 합설(合設)하되각각 따로 차례상을 설치해야 한다. 예를 들어 조고위(祖考位)까지 모실때는 제상 두개가 필요하게 된다.
반면 제수는 아주 간소하게 마련한다. 김 교수는 우선 차례상에 오를 기본 차림을 줄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보통 15가지 정도가 차례상에 오르는데 이는 너무 많다는 것. 이렇게 여러가지 제수를 각 위마다 차리는 것은 번거로운데다 비용도 만만찮기 때문이다.
제수는 그 시절에 생산되는 음식물을 깨끗하게 마련하여 쓰면 된다는 것이다. 옛 제도에도 '삼탕(三湯)은 대부(大夫)이상'이라야 쓸 수 있도록 했다.일반인은 탕 한 가지만 쓰거나, 없을 수도 있었다. 벼슬에 따라 차등을 둔 것은 검소하게 지내라는 뜻이었다.
제수 진설은 지방이나 가정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고기는 보통 이미위상(以尾爲上)이라 하여 꼬리를 서쪽으로 놓는다. 어동육서(魚東肉西)는 생선은 동쪽에, 육류는 서쪽으로 놓는 방식. 그밖에 과일은 조율이시(棗栗梨枾:대추 밤 배 감), 홍동백서(紅東白西) 등의 원칙이 있으나 어떤 음식물을 어느 곳에 놓아야 꼭 옳다는 규정은 아니라고 했다.
김 교수는 "차례(제사)는 엄숙, 정중하게 지내야 하나 행동은 민첩하게 하여 길어도 20, 30분 정도로 끝내는 것이 바람직 하다"며"제수는간소하게 하되 정성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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