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시 신세동의 7층 전탑을 글로 아무리 잘 묘사한들 그 모습을 고스란히 담아낸 한 장의 사진을 당할 수 있을까. 사진자료의 중요성은 더 돋보인다.
고고학이나 고미술학.민속학자들은 일찍부터 사진을 중요한 자료로 이해하고 접근했디. 그러나 전통시대를 연구하거나 근.현대사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이에대해 소극적이었다. 역사가들은 사진보다는 문헌자료에 집착해왔기 때문이다.
안동대박물관이 2일부터 5개월간 개최하는 '사진으로 보는 근대 안동'이란 주제의 특별전시회는 이런 측면에서만 보더라도그 의미가 각별하다. 사진 속에 담긴 안동의 근대사는 한말부터 한국전쟁까지. 전화로 잿더미가 되면서 안동의 모습이 확연히 달라졌기 때문에 기간을 그렇게 잡았다.
박물관측은 자료 수집을 위해 안동시에서 발간한 '20세기 안동의 모습'과 안동교육청이 펴낸 '안동교육사'의 일부 사진을 이용했고, 사랑방 안동이나 안동문화원.예총 안동지부와 같은 단체의 도움도 받았다고 한다.
중요한 것은 뭐니뭐니해도 학생들과 함께 마을로 뛰어다니며 직접 수집한 사진들이 많다는 것. 그래서 이번에 전시되는 사진의 절반 이상이 사실상 처음 공개되는 귀중한자료들이다.
'안동청년동맹포스터'와 '갑술홍수'.'대한청년단 안동훈련소'.'선어대의 옛 소풍전경' 등은 잃어버린 안동의 역사와 풍경을 흑백 TV의 화면처럼 되살려낸다. 안동이란 지역역의 특성상 독립운동과 독립운동가에 대한 사진이 많이 등장하는 것도 소중하다.
박물관측은 수집한 사진 400여점 중 300점 가량을 선정해 도록을 제작하고, 150여점의 사진을일반전경.인물.독립운동가.단체.자연재해.전쟁.소풍 등 14개의 주제로 나눠 전시한다.
김희곤 안동대박물관장은 "사진자료는 시간이 흐를수록 빛이 바래거나 버려진다는 것과 그것을 증언해 줄 사람들이 사라진다는 시간적 한계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사진수집과 역사적 사실 정리가 시급했다"며 "이번 전시회가 안동의 살아있는 근대사의 재현이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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