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개구리소년 유골 발견 10일째

개구리소년 유골 발견 이후 경찰 수사가 5일로써 10일째를 맞고 있다. 하지만 별다른 진척이 없어 현재는 법의학팀의 감식 결과를 기다리면서 당시 제보자 등을 대상으로 한 재수사에 치중하는 상태이다.

◇수사본부=수사본부는 매일 몇차례씩 수사회의를 열고 산악수색·탐문수사 등을 벌이고 있다. 달서경찰서 3개반, 대구경찰청 2개반 등 6개반으로 편성된 수사본부의 총 인력은 45명.

그 중 달서경찰서 3개반은 현장 일대 과거 거주자에 대한 탐문수사를 맡고, 제기된 의혹(특이한 옷 매듭, 머리카락 미발견, 유탄 피해 가능성)과 관련해 법의학자·장의사·매듭전문가·군인 등을 상대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대구경찰청 2개반 중 1개반은 과학수사팀이고 다른 1개반은 과거 제보자들의 진술 재조사 및 각종 제보·정보 등에 대한 확인 작업을 맡고 있다.

여기다 11년 전 개구리소년들 실종 당시 수사를 맡았던 형사들을 여러 경찰서로부터 파견받아 각 수사반에 1명씩 배치, 당시 수사방향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토록 하고 있다.

◇수사상황=수사본부는 죽음과 관련한 모든 가능성을 원점에서 재수사한다는 방침 아래 활동하고 있지만 여전히 뚜렷한 단서는 잡지 못하고 있다.

살해 후 암매장 가능성과 관련해 지난 2일부터 수사팀은 1998년 8월17일~9월30일 사이 유골 현장 일대에서 잡목 간벌 작업을 했던 공공근로자 106명에 대한 개별 면담에 돌입, 현재까지 29명에 대한 수사를 완료했다. 지금까지의 성과는 "당시 간벌 작업이 나무 밑둥까지 실시돼 만약 유해가 땅 밖으로 돌출돼 있었다면 작업자들이 발견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쪽으로 심증을 굳힌 것.

유탄 피해 가능성에 대해서는 탄환이 암반을 맞힐 경우 450~500m까지 여러방향으로 튕겨 나갈 수 있는 것으로 밝혀냈다. 그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제3의 인물이 아이들의 옷소매를 묶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매듭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수사하고 있지만, 전문가마다 견해가 다르고 참고인 진술을 하기도 꺼려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호연(당시 12세)군의 청색 체육복 상의 등 발견되지 않은 개구리 소년들의 의복을 찾는 산악 수색도 지난 2일부터 연일 실시되고 있다. 하지만 사건과 큰 관련이 없는 것으로 경찰이 판단하는 작은 움막만 하나 발견됐을 뿐 성과가 없다.

◇법의학 수사=이에 따라 경찰은 경북대 법의학팀 감식 결과를 보고 최종 수사에 착수키로 잠정 결정하고, 4일부터는 사건 당시 제보자들에 대한 재수사에 수사력을 집중해 희생자들 목격 일시·장소 등을 다시 분석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경북대 법의학팀은 각도를 바꿔가며 뼈 방사선 검사를 반복 실시하는 한편, 조만간 치아 및 치흔을 이용한 사인 규명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도 토양 및 곤충학 검사와 독극물 등 화학적 검사를 병행하고 있다.

◇제보=지금까지 개구리소년 수사본부에 들어온 제보는 총 40건. 꿈에서 소년들을 봤다는 등의 근거없는 제보 2건에 대한 수사는 종결했고 나머지 38건에 대해서는 확인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제보가 개인적 의견으로 보이고 제보자들도 상황을 흐릿하게 기억해 사건 해결엔 별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11년 전 기록을 토대로 당시 제보를 다시 검토하고 있다. 단순 가출로 추정함으로써 당시엔 수사관들이 타살 가능성과 관련한 각종 제보에 소홀했을지 모른다고 보고 당시의 모든 제보도 원점 재수사키로 한 것. 4일엔 실종 당일인 1991년 3월26일 '악~'하는 비명소리를 들었다는 함모(당시 10세, 현재 경기도 남양주 거주)씨를 찾아 당시 제보를 재수사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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