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와 함께하는 오후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꼭 제삿날이 아니어도

밥상에 대고 머리 조아리던 겨울 아침을 지나왔다.

아내와 아이

셋이서 아무 말 않고 엎드려 맞절하고

대문을 나서고 싶던 아침도 있었다.

그러나 끝내 말하여지지 않을 숱한 아침을

나는 붉은 햇살과 함께 가슴에 묻어두었다.

이 모든 세상의 아침을 추억하는 일만으로도

절해고도의 또 한생을 묵묵히 견뎌낼 수 있겠다!며

메타세쿼이어 초록불 하늘로 솟구치는 길 따라

지평선까지 내처 가고 싶던 아침이 있었다.

-이면우 '세상의 모든 아침'

◈ 밥상을 앞에 두고, 문득 오늘 하루도 용케 이 밥이 내 입속으로 들어가는구나 하는 생계의 위태로움! 아니면 한 알의 밥알을 위해 태양, 맑은 바람, 이슬, 농부의 수고 등에 대한 깊은 감사함 때문에 정말 제삿날이 아니어도 밥상 앞에서 마구 절하고 싶은 때가 있다.

또 이 흉포하고 간난한 세월, 아무 탈없이 하루하루 대문을 무사히 나설 수 있다는 사실이 새삼 신기하여 누구에게나 마구 절하고 싶은 그런 아침도 있다. 정말 우리는 이런 삶을 살고 있다 친구여.

김용락〈시인〉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호남과 충청 지역에 대규모 반도체 투자를 계획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경제계와 정치권에서 지역 간 불균형 우려와 비...
원·달러 환율이 1천500원대를 넘어섰고, 정부는 이를 단기적 현상으로 진단하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환율 불안의 진짜 이유...
대구 서구청장 류한국이 퇴임을 앞두고 직원들을 동원해 진행한 '다과회'가 논란을 일으키고 있으며, 이 자리에서 청장을 축하하는 공연이 마련된...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합의 이후 한국 선박들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가 재개되었으며,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현재 18척의 한국 선박이 해협 내측에..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