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진단&처방-지방간

입맛이 없거나 피로를 느낄 때 사람들은 흔히 간 질환을 의심한다. 간이 우리 몸에서 어떤 기능을 하는 장기이길래 그럴까? 흔한 간질환의 하나인 지방간을 통해 이를 짚어 보자.

◇간장의 특징=간은 인체에서 가장 큰 장기이다. 건강한 성인의 경우 그 무게가 1천200~1천500g에 이른다.오른쪽 갈비뼈 안쪽에 있으며 외상에 의해 쉽게 손상되지 않도록 보호되고 있다.

간은 인체 기능 유지에 반드시 필요한 알부민이나 혈액응고인자 등 각종 단백질을 만들고 음식물로 섭취하는 탄수화물.지방질.단백질의대사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약물의 대사와 독소 해독작용도 간이 가진 기능의 하나.

하지만 간은 '침묵의 장기'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만성적인 염증이나 자극에 의해 손상이 지속되더라도 황달 같은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한 손상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방간은 무엇?=간 조직에 지방이 많이 축적된 상태를 말한다. 정상의 경우 지방은 간세포의 5% 정도를 차지하고 있어야 한다. 세포 내에 지방이 끼이면 세포의 기능이 떨어진다. 세포는 어느 정도 탄력성이 있어 지방이 축적되는 속도가 빠르지 않으면 충분히 적응할 수 있고,고유 기능 수행에도 큰 문제가 없다. 그러나 지방의 축적 속도가 빠르고 그 양이 많아진다면 세포는 적응을 못해 변형되거나 기능을 잃게 된다.

◇어떤 사람이 취약할까?=음주.비만.당뇨병 등이 주요 원인이다. 술을 많이 마시거나 체중이 표준보다 지나치게 많이 나가는 사람, 당뇨병 환자 중 간기능 검사상 간 효소치의 증가가 있는 사람들은 지방간을 의심해 봐야 한다.질환 치료에 사용되는 약제가 지방간을 일으킬 수도 있다, 대표적인 약제가 피부질환과 관절염 치료에 흔히 쓰이는 스테로이드제. 심혈관 질환 치료에 쓰이는 아미오다론, 간질 치료제인 발프로에이트, 항생제 테트라사이클린 등도 그렇다.

지방간은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게 특징이다. 환자들 대부분 검진을 통해 우연히 지방간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일부 환자들은 오른쪽 갈비뼈 아랫부분에 불쾌감이나 약간의 통증을 호소하다 복부 초음파 검사를 받아 발견하기도 한다.피로감이나 식욕 부진 등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으나, 이는 지방간으로 인한 증상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진단과 치료=진단 방법에는 간기능검사, 복부 초음파검사, 복강경 검사, 간조직 검사 등이 있지만, 대부분 간기능검사와 복부 초음파검사만으로 진단이 가능하다. 간혹 지방간이 국소적으로 침착되는 경우 마치 종괴가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 컴퓨터 단층촬영(CT) 등의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

가벼운 지방간의 경우 간기능검사 결과도 정상으로 나온다. 간기능검사 결과가 비정상적이면 간 효소(GOT.GPT)치가 약간 증가하며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이 증가하는 수가 있다. 따라서 지방간이 의심되는 환자는 간기능검사와 함께 중성지방 검사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치료법은 원인에 따라 다양하다. 비만에서 비롯된 지방간은 영양 섭취를 줄이고 운동을 하면 상태가 호전된다. 지방이 많거나 기름에 튀긴 음식은 삼가야 한다.

알콜성 지방간은 술을 마시지 않으면 완전히 좋아질 수 있다. 많은 환자들이 술을 끊지 않으면서 약을 요구하지만, 그래서는 치료가 제대로 될 수 없다. 당뇨병 환자 중 비만한 사람의 50% 정도가 지방간 증세를 나타낸다. 당뇨병 자체보다 비만이 그 원인으로 추정된다. 이런 환자들은 칼로리 섭취를 줄이고 적절한 운동과 당뇨 조절을 해야 지방간을 치료할 수 있다.

글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도움말 권영오교수(경북대병원 소화기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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