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김대업'은 큰소리...검찰은 우물쭈물

김대업씨 사법처리 문제를 놓고 검찰이 내부갈등을 빚는 등 왜 이렇게 소신없이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지 의아스럽다. 더욱이 병풍(兵風)의 유일한 물증인 녹음테이프가 국과수와 대검에 의해 '편집됐다'는 게 밝혀진 이후에도 김대업씨는 "검찰수사에 응하지 않겠다"거나 "시민단체와 함께 제3국에 재감정 의뢰하겠다"고 하는 행태는 보기에 따라선 검찰수사에 대한 단순불만 표출이라기보다 검찰을 무시하겠다는 분위기마저 풍기고 있다. 도대체 김씨는 뭘 믿고 이런 행동을 하며 검찰은 왜 이렇게 우물쭈물하고 있는가.

지금의 양상을 요약해 보면 김대업씨는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아들 병역면제가 금품수수에 의해 저질러진 것이라는 주장이고 그게 사실이냐 아니냐 여부에 따라 이회창 후보의 정치생명까지 좌우되는 형국이었는데 검찰수사 결과 그게 조작됐을 가능성이 농후해진 것으로 일단락 된 셈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검찰수사는 왜 조작됐는지에 초점이 맞춰져야 하고 그 후속조치로 즉각 옮겨지는게 상식이다. 게다가 지금까지 김씨를 둘러싼 의혹이나 '정치공작설' 등이 잇따라 이번 '병풍 재탕' 자체가 어떤 의도된게 아니냐는 의혹이 숱하게 제기됐고 그건 김씨의 배후에 뭔가 있기때문 이라는 추측을 낳기도 한 마당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검찰내부에선 그의 사법처리를 놓고 갈등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니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특히 박영관 특수1부장은 아직까지 "'병풍수사'는 끝나지 않았다"면서 미련을 보이고 있다고 하니 검찰내부엔 뭔가 상충되는 여러 요인이 충돌하고 있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다시금 강조하지만 검찰은 그 어떤 외부의 영향력을 완전히 배제하고 '김대업의 미스터리'를 그야말로 법논리대로 풀어헤쳐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이런 미스터리를 남겨두고 단순 수사종결한다면 앞으로 정치권의 고비고비마다 있을 '제2, 제3의 김대업'의 출현을 조장한다는 비난까지 감수해야 한다. 그 처방은 검찰의 쾌도난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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