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오리온전기 전면파업 16일째

지난 9일 전면파업에 나선 뒤 16일째를 맞은 오리온전기 노·사가 서로간 한치의 양보없이 평행선으로 치달아 일일 25억원의 매출 손실로 이어지고 후유증이 협력업체로 번져 지역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회사측은 강도높은 구조조정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판단, 전체 생산직 직원 2천240여명의 34%인 765명을 감원키로 방침을 세웠다.

이에 맞서 노조측은 "지금까지 회사측이 경영을 잘못해 생겨난 적자를 무조건 직원들의 정리해고 방식의 구조조정으로 해결하겠다는 처사는 어불성설"이라며 "절대 생존을 놓고 양보와 흥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또 노조측은 "회사측의 구조조정 방안에 대해 지난해 구조조정 과정에서 회사가 진 부채를 또다시 직원들을 감원하는 방식으로 갚으려 한다"면서 일방적인 구조 조정안이 철회되지 않을 경우 한발짝도 물러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노조측은 "회사측이 지난해 800여 직원들을 감축시키는 과정에서 채권단으로부터 300억원의 돈을 빚내 퇴직자들에게 위로금 등으로 지급해 놓고 또다시 이 돈을 내년 상반기까지 갚기 위해 올해 765명을 감원하려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회사측은 직원들을 상대로 지난 10일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결과, 24일 현재까지 신청한 480명을 해고하고 28일부터 정상 조업한다는 방침이어서 이를 전면 무효화할 것을 요구하는 노조측과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희망퇴직을 신청한 박모(45)씨는 "회사경영이 더욱 악화돼 도산하면 퇴직금은 커녕 빈손으로 나가야할 것 같아 희망퇴직을 신청했다"며 "위로금에다 퇴직금을 합치면 1억원이 돼 다른 개인사업을 구상하고 있다"고 했다.

회사는 희망퇴직자에 대해 5년미만 근무자는 평균 임금의 2개월치, 5~10년미만은 4개월치, 10년이상~15년은 6개월치, 20년 이상은 10개월치를 위로금으로 산정해 퇴직금에 합산시켜 주기로 했다.

또 노조는 최근 노동부 구미사무소를 방문해 노동부가 강압적인 구조조정을 방관하고 있다는 내용을 전달하고 시위를 벌인데 이어 주채권단인 외환은행 등 20여개 채권은행을 항의방문하고 노조입장을 전달했다.

이처럼 노·사가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오리온금속과 강서공업·이지테크·삼성코닝을 비롯한 240여개의 협력업체(종업원 1만2천명)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구미YMCA와 민주노총 구미지역협의회 등 8개 시민단체는 최근 성명서를 발표하고 노사합의를 촉구했고 구미시와 상공회의소·경영자협회 등도 대책회의를 갖고 사태해결에 나서고 있다.

한편 오리온전기는 재작년 1월 기업구조조정 약정 체결뒤 채권단의 위탁운영 상태인 오리온전기는 지속적인 생산제품의 단가하락 등 원인으로 올상반기 1천300억원 경상적자를 보여 채권단 등 안팎으로 구조조정 압력을 받아왔다.

구미·김성우기자 swk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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