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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기업 急冷… '거품'후유증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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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건전성이 흔들리고 있다. 특히 한국경제의 '거품화' 우려와 함께 일본형 디플레식 장기 침체 징후가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최근 기업 실적의 급격한 하락은 이러한 비관론을 실증적으로 뒷받침하는 결정적 증거가 아닌지 정부와 국민은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3월결산 63개 상장기업의 상반기(4~9월) 순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40.6%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금융업은 32% 줄어든 반면, 제조업은 무려 96%나 하락, 실물 경제 위기를 대변하고 있다. 돈을 풀고 내수(內需)진작을 통해 경기 활성화가 이뤄지고 있는 마당인데 제조업 순이익이 이렇게 떨어졌다는 것은 내수정책의 한계를 말하는 것은 아닌지 당국은 신경을 곤두세워야한다.

특히 한국상장회사협의회는 12월 결산 상장기업 503개 중 올 1~9월에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갚을 능력이 없는 곳이 138개로 전체의 27.4%에 달한다고 밝혔다. 코스닥 벤처기업도 절반이 적자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이러한 실적 저하가 거품이 꺼지면서 발생한 자연스런 현상이라는 점이다. 그동안 우리 기업이 버텨올 수 있었던 것은 생산성이나 경쟁력 향상 때문이 아니다. 환율 차익과 저금리에 의한 금융 혜택이 주 요인이 아닌가. 민간 소비도 부동산이나 주식 가격 상승에 따른 '부의 효과'에 의해 주도된 것이다.

그러다 보니 투기심리가 만연, 고소득층은 투기를 부추겨 불로소득을 더욱 높이고 저소득층은 무분별한 소비로 가계부채가 오히려 증가하는 사회 '양극화' 현상마저 초래했다. 이제 환율이 안정되고 금리가 올라가면 기업 투자심리와 가계 소비심리가 얼어붙을 것은 뻔하다.

더 큰 문제는 정부가 아직도 이런 현상을 안이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재경부 거시경제회의에 참석한 외부 전문기관들조차도 한결같이 '심각한 상황이 아니다'라고 판단하고 있으니 한심한 노릇이다. 우리 경제 체질과 펀드멘털에 대한 새로운 진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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