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버무리는 김치에 사랑의 손맛

의지할 곳 없는 노약자, 장애인들의 보금자리인 영천시 화산면 연계리 사회복지법인 나자렛집의 연례행사중 가장 큰 행사인 김장담그기가 열린 29일.대구.포항.영천을 비롯, 멀리 부산에서 온 천주교 신자 150여명과 화산면 항공단 소속 군장병들은 배추 5천포기가 넘는 김장을 담그느라 하루종일 바빴다.며칠째 계속 됐던 추위도 이날만은 잠시 누그러져 김장담그기를 도왔다.

312명이나 되는 나자렛집 가족들이 내년 6월까지 먹게되는 김장을 담그는 일은 5천포기가 넘는 배추의 양만큼이나 만만치 않다.나자렛집 김장담그기 자원봉사를 4년째 계속 해온 포항 이동성당 신자 김홍숙(51.여.포항시 대잠동)씨는 "나 아닌 남을 위해 활기차게 김장을 담그는분위기가 좋고 내손으로 담근 김치를 나자렛집 가족들이 겨우내 맛있게 먹는다는 보람 때문에 매년 김장담그는 날이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나자렛집원장 배명숙(가밀라)수녀는 "예년보다 지원이 줄었지만 그렇다고 가족들의 1년 주식이나 다름없는 김장 물량을 줄일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겨울철 난방비도 최대한 아껴가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예상외(?)의 운영비 지출 손실을 견뎌내야 할 것 같다"고 씁쓸하게 웃었다.

"날씨가 부쩍 추워져서 그런지 올 겨울에는 유달리 새 식구들도 많이 들어오네요". 김장담그기 현장을 지켜보던 나자렛집의 한 총무직원은 "11월들어 벌써 6명이 나자렛집에 새로 들어오는 등 새식구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올해는 겨울철을 넘기기가 만만치 않을것 같다고 걱정했다.

영천.서종일기자 jise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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