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할인점 매출액 1조원 서울로...

외지 대형유통업체들이 무차별 점포확장 경쟁을 벌이면서 동네상권이 위축되고 지역 자본의 역외유출이 심화되고 있다. 또 근무인력의 절대다수를 저임금의 주부나 학생 등 아르바이트 판매요원으로 충당, 실질적인 고용 창출효과는 미미하고 농산물이나 쉬메릭 등 일부 상품을 제외하고는 지역 중소업체의 납품비율이 적어 지역 경제활성화에 역행하고 있다.

대구.경북지역에 들어선 18개 대형소매점의 올 매출은 1조4천억원대. 이 가운데 인건비 1천억원과 지역기업 제품구입비 3천억원을 제외한1조원대의 지역 자본이 역외 본사로 유출되고 있다.

대구의 경우 홈플러스 2개점 3천억원, E마트 4개점, 월마트 3개점, 롯데마그넷, 까르푸 등 14개 대형소매점에서 올 해 1조2천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보여 지역 양대백화점의 매출(1조2천억원)을 곧 추월할 것으로 전망돼 지역 소비시장 잠식이 가속화 되고 있다. 경북지역 4개 점포까지 포함하면 외지 업체들의 매출은 올 해 1조4천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국내 최대규모인 홈플러스 성서점이 연 매출 2천500억원을 목표로 5일 개점하고 내년에 홈플러스와 E마트 경산점이 문을 열게 되면 역외본사를 둔 20개의 대형소매점 매출은 2조원대에 육박, 자본의 역외유출이 극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대형소매점의 무차별 시장잠식으로 동네상권도 크게 위축되고 있다. 한국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대구.경북 1천여개 소매점 가운데 대부분이 99년을 기준으로 최근 3년간 20% 안팎으로 매출이 줄었거나 정체됐다고 밝혔다.

지역의 007마트 여만동 대표는 『골목상권까지 밀려드는 대형소매점때문에 동네 가게들이 독자적으로 생존하기가 너무 힘든다. 동네상권을 지키기위해 체인화나 소매점 조합을 결성해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민영창 동네경제 살리기운동본부장은 『시장규모가 뻔한데도 대형소매점들의 점포확장경쟁이 계속되고 있어 지방 소매업의 공멸은 물론 대형소매점도 3년내 적자경영으로 도태하는 업체가 속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춘수기자 zap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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