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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옥입니다-그곳에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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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면 가고 싶어지는 곳이 있다. 일본의 눈(雪)고장 니가타(新鴻)현. 그건 순전히 가와바타 야스나리(川端康成)의 소설 '설국(雪國)' 때문이다.

'접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면 눈고장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환해졌다. 기차는 신호소 앞에서 멈췄다...'로 시작되는 소설은 언제나 한 편의 서정 넘치는 영화처럼 마음을 잡아끈다.

그곳의 유자와(湯澤) 온천장 거리에 가면_소설 속의 시마무라와 기생 고마코, 청순한 요오코를 만날 수 있을 것만 같다. 눈발이 휘날리는 잿빛 하늘, 질퍽이는 골목길, 삼나무숲이 그림처럼 펼쳐지고 눈바람에 볼이 얼은 고마코가 시마무라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올 것만 같다. 겨울철 니가타를 찾는 관광객들 중 상당수는 소설'설국'의 그 독특한 정취를 만나기 위한 것이 아닐까.

스페인의 바르셀로나는 불멸의 건축가 가우디의 환상적인 건축물들로 세계인들을 부르고, 미국 아이오와주의 시골 매디슨 카운티는 중년의 사랑을 애틋하게 그린 메릴 스트립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 영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에 나오는 시더 브리지 덕분에 일약 명소가 됐다(이 다리는 지난 가을 방화로 추정되는 불에 훼손됐다).

이처럼 도시의 이미지는 종종 정치나 경제같은 하드(hard)한 측면 보다 문학이나 미술 음악 영화 건축 패션 같은 소프트(soft)한 요소들에 의해 그 이미지가 굳어지곤 한다. 그것도 한두 명의 뛰어난 사람들을 통해 도시가 국제적 명성을 얻는 경우가 많다.

벨기에의 소도시 안트워프(또는 앙베르)도 한 사람으로 인해 유명해진 한 예다. 양복일을 하는 부모의 영향으로 헝겊더미에서 자라난 린다 로파는 고향의 패션 스쿨을 졸업한 후 교수로서 제자양성에 뛰어난 능력을 발휘, 이른바 '안트워프 6'로 불리는 걸출한 디자이너 6명을 배출해 세계 패션계를 놀라게 했다.

그녀가 교장으로 있는 이 학교의 졸업전 시즌이면 전세계에서 몰려드는 패션인들로 안트워프는 북적거린다. 패션의 시골이었던 안트워프는 이제 '모드(mode)의 중심지 안트워프'로 불리고 있다.

지난 6월 월드컵때 대구는 처음으로 전세계의 안방에 '대구'라는 이름을 알렸다. 내년 여름엔 또 유니버시아드를 통해 지구촌에 인사를 하게 된다. 극동의 한 귀퉁이에 얌전하게 있던 대구가 이제 본격적으로 세계무대 데뷔를 하는 것이다.

때이르게 스키장비를 싣고 스키장으로 달리는 차들을 보며 문득 니가타를 떠올리다 이런 상상을 해본다. 이상화와 이장희의 예술 흔적을 찾아왔노라며 눈을 반짝이는 낭만적인 외국인들과 거리에서 가끔 마주치는 그런 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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