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부터 대구 시내버스 요금이 100원씩 올랐지만 서비스는 여전히 엉망이어서 시민들의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매일신문 취재팀이 지난달 29일부터 5일간 취재한 결과, 이런 문제점은 구조적인 것으로 드러나 대구시청의 강제 개입과 조정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됐다.
새벽 5시40분에 첫차가 운행토록 돼 있는 파동 ㅅ교통 부근 버스 승강장에서는 지난 2일 경우 그 22분 후인 6시2분에야 첫차가 출발했다. 인접 공중전화 부스에 들어가 언 손을 비비던 조준남(73) 할머니는 "20분간 435번 버스를 기다렸다"며, "매일 아침 새벽기도를 가지만 일주일 전에는 6시30분까지도 버스가 오지 않아 집으로 되돌아 가기까지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와 달리 막차는 제시간보다 훨씬 앞당겨 끊겨 지난달 29일 밤 성서주공 5단지 승강장에서는 242번 버스가 마지막 한 시간 동안 전혀 운행되지 않았다. 버스조합이 만들고 대구시청이 승인하는 배차시간표에는 밤 10시30분∼11시30분 사이에 총 9대의 242번 버스가 지나가야 하지만 밤 10시31분 도착 예정이던 버스가 7분 앞당겨 10시24분에 도착한 뒤엔 나머지 8대가 운행조차 되지 않은 것이다.
버스 상태도 엉망인 경우가 적잖았다. 지난 2일 오전 8시쯤 반야월시장 승강장에서 탄 508번 좌석버스 승객 이상학(22.계명대3년)씨는 "좌석버스인데도 일반버스보다 못한데다 등하교 시간엔 자리조차 없다"며 "1천300원이나 주고 타기엔 너무 억울하다"고 했다.
반야월시장에서 탄 승객들은 30분 뒤 섬유회관 앞에 도착할 때까지 서 있었고, 이 지점에서 내린 한 20대 여승객은 버스 급정거로 손을 헛디뎌 내린 뒤에도 고통스러워 했다.
이 좌석버스는 1994년식으로 운행 기간 7년이 지나 폐기처분 됐어야 할 버스였지만 아무 제재 없이 운행되고 있었다. 정모(50) 운전기사는 "알루미늄 창틀이 삭아 운행 중 창문이 떨어져 나가는 경우도 있다"며 "이런 버스로 요금을 올려받는다는 게 운전기사로서도 부끄럽다"고 했다.
대구시 교통불편 신고센터에 따르면 불친절, 운행 시간 위반, 난폭운전 등 신고는 1999년 1천934건, 2000년 2천452건,지난해 2천734건, 올 10월까지 2천142건 등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반면 과징금은 지난해 경우 156건 부과 80건 징수에 그쳤고, 올해도10월 말까지 19건 부과 11건 징수에 불과했다.
시청은 불탈법 운행을 막기 위해 여러 장치를 도입하겠다고 2000년에 발표했지만 2년이 지나도록 여전히 검토 단계에 머물고 있다.그때 시청은 첫차.막차 시간을 승강장에 게시하고 시내버스 도착 시간을 각 승강장 전광판에 안내하는 BIS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밝혔었다. 부천.인천 등은 이미 BIS시스템을 도입했고 서울.부산 등은 몇년 전에 첫차.막차 시간표를 각 승강장마다 게재토록 의무화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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