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의 중심은 어디일까. 안방? 사랑방? 부엌? 현대인들에게 집의 중심은 단연 거실일 것이다. 아파트에서도 단독주택에서도 다세대 주택에서도 집의 중심은 거실이 됐다.
가족들은 거실에서 이야기를 나누거나 텔레비전을 시청하면서 거의 모든 시간을 보낸다.거실은 우리 전통주택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개념이다.
부모와 자녀, 주인과 하인이 명확하게 구분되던 시절에 온 집안 사람들이 한 곳에 모여의견을 나누고 이야기를 나눌 일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거실은 아파트 문화와 핵가족 시대의 산물이다. 그러나 1970년대 지어진 초창기 아파트는 현관과 거실이 한 뭉텅이가 되고 방은 또 다른 한쪽에복도를 따라 늘어선 모양이었다. 당시에는 방이 크고 거실은 매우 협소했다. 집의 중심이 부모 중심의 안방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현대식 아파트의 거실은 한옥주택의 마루나 시골집의 마당 역할을 한다. 널찍하게 지어 온갖 일을 할 수 있도록 비워 둔 공간이기 때문이다.대체로 현대식 아파트는 거실을 중심에 두고 방이 둘러싼 모양을 하고 있다. 그래서 거실은 전통주택의 마당이나 마루 사랑방의 역할을 해낸다.
일가족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 그래서 핵가족 시대, 아파트 문화시대 집의 중심이 된 거실. 그러나 거실이 과연 진짜 집의 중심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현대인들에게 중심은 공간이 아니라 텔레비전이나 인터넷으로 연결된 컴퓨터가 아닐까. 가족들은 거실에 모여 앉되 텔레비전 속 낯선 사람의 이야기를 시청하고 인터넷 너머 낯모르는 사람과 정보를 교환하느라 침묵할 뿐이다.
조두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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