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불편한 몸 근무에 장애 안돼

"장애는 조금 불편할 뿐이지 생활의 장애물은 아니다" .성주군청 사회복지과 변봉기(47.6급)담당은 퇴근 뒤면 다방.휴게실을 찾는다. 지체 3급 장애인으로 거동이 불편하지만 하루도 위생 접객업소를 둘러보는 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변 담당의 이같은 나들이는 지난 98년 보건소 근무를 하다 군청 위생관리담당으로 옮기면서부터. 지난 79년 보건소 임상병리사로 공직에 몸을 들인 뒤 군청업무는 처음이다.

"불편한 몸으로 관내 위생업소를 둘러보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직접 업소를 찾고 주민들의 얘기를 들어야 잘 잘못을 알 수 있기 때문"이라며 "때로는 내 몸이 불편해 동료 직원들에게 짐이 되는 게 안타깝다"고 말한다.

3세때부터 소아마비로 한쪽 다리가 불편한 몸으로 성장한 그는 지난해 단속업무 수행중 발을 헛디뎌 성한 발등마저 다쳐 큰 고생을 했다.

"성주가 티켓다방으로 전국에 유명세를 떨치지만 최근 많이 좋아졌다"고 말하는 그는 "단속만으론 한계가 있는 만큼 주민들만 협조해주면 티켓 문화가 사라질 것"이라 아쉬워한다.

낮에는 인허가 등 민원처리를 하느라 사무실에서 지내지만 밤이면 위생환경업소를 돌며 불탈법 행위 감시에 나서는 변 담당은 "그래도 줄곧 지역에서 자랐기 때문에 업주들이 말을 잘 들어주지만 지역이 좁다보니 인간적 고민도 많다"고 실토한다.

"의학술 발달로 소아마비 장애인 경우 외과수술로 정상인처럼 생활할 수 있다는 주변 권유에 수술을 할까 고민 중"이라는 그는 옆에서 묵묵히 뒷바라지 해주는 아내에게 늘 미안한 마음이다.

송년회 등으로 접객업소들이 호황을 맞는 연말이지만 공무원들은 오히려 바빠지는 때다. 변 담당은 "가족과 함께 조용한 연말 연시를 보내 공무원들의 짐을 덜어주었으면 좋겠다"며 불편한 몸을 휠체어에 싣고 단속에 나섰다.

성주.박용우기자 yw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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