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나의제언-책도 독서 가능연령 표시했으면

언제부턴가 TV에서 오락성을 겸한 책소개를 하고 있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책을 가까이 하게 되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할 만하다. 여기에 소개되는 책들은 개인적으로 읽어 본 책들이 많아 참 좋은 책을 소개한다고 생각을 하고 있는데 어느날 우리반 아이들이 최근 소개된 황석영씨의 '모랫말 아이들'이라는 책을 읽고 있는 것을 봤다.

초등학교 4학년이 50년대의 시대상을 이해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 독서평론가는 "어린왕자를 아무리 초등학생용으로 만들어 내더라도 완전한 이해는 어렵다"고 했다. '모랫말 아이들'만 하더라도 양공주와 좌우익의 대립같은 전쟁통의 비극상이 배경으로 나오는데 현대사를 배우지 않은 세대에서 그 내용을 다 이해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이밖에도 신경림씨의 '시인을 찾아서'라든가 최순우씨의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서서' 등은 국문학사와 풍토, 우리 역사의 지식이 배경이 되어야 완전한 이해가 되는 것이다.

책을 소개하는 출연진이 '과연 책을 읽어보고 얘기를 하는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내가 우리 아이들의 수준을 너무 과소평가하는가'라는 생각도 해 본다. 아이들에게 독서는 시켜야겠는데 마땅한 책을 몰라하는 부모들이 TV에서 권장하는 책이라고 해서 선택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을 안다면 이 TV프로 제작진은 보다 신중을 기해야 한다. 몇세용이라는 것을 자막처리하는 것도 괜찮을 듯 싶다.

또한 TV프로그램 영향으로 검증되지 않은 김두환 일대기에 관한 만화 등 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시류를 탄 얄팍한 상술들이 아이들의 올바른 지식전달과 독서 습관을 방해하는 것은 아닌지 검토해봐야 한다. 아울러 책도 비디오처럼 책 표지에 대상 연령대를 표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손병철(인터넷 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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