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후보 정치개혁안-"박빙판세 뒤집자" 승부수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8일 기자회견을 통해 전격적으로 정치개혁 방안을 밝히게 된 것은 박빙으로 치닫고 있는 이번 대선의 판세를 겨냥,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볼 수있다.

사실 이같은 방안이 발표되기에 앞서 당내에선 지난 3일 TV 합동토론회 직후 이 후보의 지지도가 당초 기대에 못미치자 긴장감에 휩싸인채 대책마련을 서둘러왔으며 이 과정에서 당직자들에게 모종의 '빅 카드'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문이 잇따랐던 것이다.

이날 제시된 개혁방안은 부정부패에 대한 척결의지를 과시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그동안 민주당의 '낡은 정치 청산론'에 밀렸다는평가를 받아왔던 '부패정권 청산론'이란 슬로건에 힘을 실어 더욱 부각시켜 나가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는 셈이다.

물론 개혁적인 후보이미지를 강조함으로써 20.30대 젊은층과 개혁성향 유권자들의 표를 공략하겠다는 계산도 했을 것이다. 이때문인듯 이 후보는 "부패 문제에 대통령직을 걸겠다"고 약속하기까지 했다.

그만큼 상황이 다급하다는 점을 방증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이 후보는 구체적으로 "공적자금 비리와 도.감청 등 국민적 의혹을 받고 있는 모든 권력형 비리에 대해 특별검사를 임명, 공정하고 철저한 수사를할 것"이라며 "저와 제 가족이 어떠한 권력형 비리에라도 연루된다면 즉시 대통령직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새 정부에서 일하게 될 정무직 공무원에 대해서도 임기시작과 함께 모든 재산을 법이 정하는 금융기관에 맡겨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이날 발표를 계기로 향후 이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방안 등을 잇따라 발표함으로써 선거 이슈를 계속 주도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물론 당내 일각에선 이번 정치개혁방안 발표가 기대했던 것만큼 성과를 얻지 못할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으며 이와 맞물려 '또 다른 카드'를 마련해야 할 것이란 얘기도 들리고 있다. 특히 이같은 약속을 취임전 가시화시키는 것 등이 거론되고 있는 것이다.

서봉대기자 jinyo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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