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성서 기은 엽총강도 1년-경찰, 범인 윤곽도 못잡아

성서 기업은행 엽총강도 사건이 11일로 발생 1년을 맞았다. 그동안 경찰은 연인원 2만5천여명을 수사에 투입하고 범인 수배 전단82만5천부를 전국에 뿌렸다. 그러나 경찰은 여전히 아무런 단서도 잡지 못했고, 살인범은 지금도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범인 확정 실패=범인은 작년 12월8일 대구 봉덕동 ㄱ총포사에 침입해 주인을 살해하고 엽총 2자루를 뺏어갔다. 그 사흘 후 범인은기업은행 성서공단지점에 복면을 하고 들어가 1억2천600만원을 뺏어갔다. 경찰은 은행강도 발생 다음날 대구경찰청 차장을 본부장으로 한 수사본부를 달서경찰서에 설치하고 92명의 수사인력을 배치했다.

사건발생 40여일만이던 지난 1월22일 목격자 2명이 나타났다. 사건 당시 기업은행 부근에서 30대 후반으로 보이는 용의자와 사용 차량을 봤다는 것. 범인들에게 돈을 담아줬던 은행 직원 등 2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최면수사에서도 목격자 진술은 신빙성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경찰은 범인의 몽타주를 만들어 전국에 수배했다.그 몽타주를 본 제보가 지금까지 291건 접수됐다. 그러나 그 중 287건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 내려져 수사가 종결됐다.5건이 계속 확인 대상으로 남아 있다.

◇단서 확보 실패=경찰은 범인이 범행에 사용한 차를 불태울 때 쓴 ㅌ·ㅅ화학 제품의 시너 대구시내 취급상 669곳을 수사했으나 허사였다.범인이 입었던 ㅂ사 제품 조끼와 관련해 대구·경북 판매소 19곳, 범인의 스포츠용 가방과 관련해 판매소 45곳을 수사해도 소득이 없었다. 범행에 사용된 '피오치' '미라지' 엽총탄 영남권 판매사 140곳 수사도 마찬가지. 범인이 탔던 매그너스 승용차 및 훔친 번호판과 관련한 수사도 성과를 못냈다.

◇영구미제 위험성=결론적으로 경찰은 아직도 범인의 윤곽조차 그리지 못하고 있다. 성과가 없자 경찰은 지난 2월25일 수사인력을 25명으로대폭 줄였고 지금은 명맥만 잇고 있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지금까지의 제보와 동일수법 전과자 및 엽총을 지닐 수 있는 사람 등에 대해 재수사할 계획"이라고 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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